매일신문

이스라엘 구호품 받으려다 한달간 살해된 가자주민 800명 육박

유엔기구 추산…구호기관 "이스라엘군이 발포, 배급소엔 문제없어"

구호품 받으려는 가자 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구호품 받으려는 가자 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가자지구에 구호품 반입이 재개된 지난 5월 말 이후 가자 주민 800명 가까이가 구호품을 받으려다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라비나 샴다사니 대변인은 지난 5월 말부터 이 달 7일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구호 단체인 가자인도주의재단(GHF) 배급소 인근에서 615명, 구호 호송 경로에서 183명 등 총 78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구호품 탈취 우려를 이유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등 국제구호기구를 배제하고 GHF를 구호품 지원 창구로 일원화했다.

GHF가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시작한 5월 말부터 거의 매일 배급소 인근에서 총격과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됐다.

게다가 가자 주민들이 식량 배급을 받으려면 복잡한 지시와 특정 경로를 따라가야 하고, 배급소까지 먼 거리를 걸어야 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그러나 GHF는 OHCHR의 사망자 수 집계가 "사실이 아니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며 자신들이 운영하는 배급소 인근에서 사망 사건이 발생한다는 발표를 부인했다.

GHF 대변인은 "구호 현장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공격은 유엔 호송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GHF가 운영하는 배급소 중 그 어디에서도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배급소에 접근하는 가자 주민들을 향해 발포한 것은 이스라엘군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날 밤부터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북부에서 최소 15명이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와파(WAFA) 통신 등이 전했다.

이 밖에도 가자 민방위대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이 군중을 향해 발포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의사들은 병원 인근에 포탄이 떨어지고 외곽 지역에서는 총격이 발생해 총상을 입은 환자들이 다수 이송됐다고 전했다.

이 병원의 소아과 과장인 아메드 알파라는 "병원의 상황은 극심한 과밀, 의약품 부족, 의사 수에 비해 많은 부상자 수 등에 의해 언제나 열악하다"라고 말했다.

또 새롭게 보급품이 도착하지 않는다면 병원 내 연료가 48시간분밖에 남아있지 않으며, 여름 더위에도 전력을 아끼기 위해 에어컨을 꺼야 했다고 덧붙였다.

식량 부족과 영양실조도 심각한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가자지구에서 "급성 영양실조가 전례 없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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