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의회가 최근 뽑은 공무원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채용 담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라성 같은 지원자를 제치고 뽑힌 합격자가 직전까지 금천구를 지역구로 둔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를 맡았던 인물로 드러나서다.
15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금천구의회는 지난 1일 의장실 부속실 지원 업무를 담당할 8급 공무원으로 A 씨(30)를 임용했다. 금천구의회는 앞선 5월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8급 1명과 9급 2명 등 총 3명 채용 계획을 공지한 바 있다. 임기제지만 연봉 최대 5천200만원에 최대 5년까지 근무 가능한 '꿀보직'이었다.
취재 결과 A 씨는 임용 직전까지 근무해 온 전직 비서관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기상 의원실에서 2022년 중순부터 근무했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금천구의회 일각에선 채용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한 금천구의회 관계자는 "작년 예산 편성 때 민주당에서 갑자기 해당 인력을 채용하자고 했다. 그런 뒤 최기상 의원실 퇴직자가 7월1일 바로 금천구의회로 이동했다.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최기상 의원실과 민주당 구의원들은 A 씨의 지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위원회 수장이자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에 대한 공천권을 쥐고 있다. 금천구는 민주당 텃밭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 역시 민주당 소속이고 금천구 담당 서울시의원 2명 전부 민주당 소속이다. 금천구의원 10명 가운데 6명이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금천구를 지역구로 둔 의원실 비서관이 금천구의회 공무원으로 옷을 갈아입자 채용 담합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7월 인사에서 A 씨만 유일하게 8급으로 임용돼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A 씨가 최기상 의원실에서 8급이었다 보니 '직급 맞춰주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직무 내역을 보면 A 씨가 맡을 8급 직무는 9급에 비해 급수만 높지 전문성 요구 수준은 낮은 편이다. 8급 직무는 일정관리와 내방객 응대, 부속실·탕비실 관리 등이고 9급 직무는 의회 행사와 행정사무 지원, 상임위원회 업무 지원, 의정 자료 조사 및 취합 등이다.
이에 대해 금천구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이번 채용은 의장실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정당한 인력 충원"이라고 했다. 최기상 의원실 관계자는 "A 씨가 의원실에서 자발적으로 퇴사하며 금천구의회에 지원한 것"이라며 "우리는 개입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에는 총 9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6급 공무원과 7급 정책지원관, 대기업 과장 출신도 있었지만 최종 합격한 건 '최기상 의원실 출신' 배지를 단 전직 8급 공무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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