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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이어 '내란재판부' 놓고도…철옹성 같던 '강경 여권'서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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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민주당 단톡방서 박희승·곽상언 저격
일각 '명청대전' 대리전 양상 분석…"추구하는 바 달라 잡음 계속될 것"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철옹성 같던 여권에 균열이 생겨나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 간 검찰개혁 이견에 이어 내란특별재판부를 반대하고, 방송인 김어준 씨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 동안 당정갈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새벽 민주당 의원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서 같은 당 박희승 의원과 곽상언 의원에 대한 성토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 "내란재판부에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고 그 분야를 모르는 나도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사범 재판을 맡은)지귀연 판사 때문에 걱정이 있다"면서도 "근데 그걸 계엄에 비유하냐"고 했다. 곽 의원을 향해서는 "말 바로 하라. 누가 머리를 조아리냐"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앞서 박 의원은 여당 주도로 추진 중인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관련 법안이 "위헌 소지가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당 내부에서 처음 반대 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 곽 의원은 방송인 김어준 씨를 비롯한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을 겨냥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저는 그분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대리전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측근 중 한 명인 박 의원이 내란특별재판부에 신중한 태도들 보이는 대통령 의중을 대신 전달했다는 취지다. 이에 맞불을 놓은 최 의원은 당내에서 정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 간의 불협화음은 줄곧 감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여야 지도부 오찬 자리에서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 더 많이 내어주면 좋겠다"며 협치를 주문했으나 다음 날 정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내란'을 26번 언급하며 야당을 공격했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당 내부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만큼이나 우리도 강성 지지층과 그렇지 않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언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표면적으로는 정부와 여당이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른 만큼 잡음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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