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놓고 충돌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별한 부인까지 언급되는 등 여야 간 언쟁이 격화됐다. 민주당은 고인인 박 의원 배우자를 거론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예고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협치도 중요하지만 내란 세력과 어떻게 함께 하느냐. 내란 청산 없는 협치는 없다. 내란 청산은 시대의, 국민의 요구"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나 의원의 간사 선임에 반대했다.
그는 나 의원의 남편이 김재호 춘천지방법원장이라는 점을 들어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단히 미안하지만 간사하지 말라. 망신당하고 이걸 해서 뭐하냐"며 "(그러니) 남편이 법원장이니까 아내가 법사위 간사해야 되느냐. 남편까지 욕 먹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곽 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 "박 의원 사모님은 뭐 하시냐"고 항의했다. 박 의원은 "돌아가셨다"고 답했고, 곽 의원은 "그렇죠, 그런 말씀하면 안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곽 의원의 발언 이후 "너무 무례하다. 고인 모독이다. 인간이 돼라"고 반발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러면 남편 얘기가 왜 나오냐. 먼저 사과하라"고 받아치면서 법사위 전체회의장은 고성으로 가득 찼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곽 의원을 향해 "발언기회도 아닌데 지나치다. 잘못됐다.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곽 의원은 자제해달라. 이 문제는 위원들과 추후 논의하겠다. 그대로 넘기지는 않겠다"고 했다.
앞서 박 의원은 2018년 10월 15일 부인 고(故) 이선자씨와 사별했다. 이씨는 뇌종양 투병 중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한편 이날 여야는 나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 안건을 놓고 강도 높게 충돌했다. 민주당은 나 의원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이 구형된 점 등을 들어 강력하게 반대했다. 해당 안건은 무기명 투표에 부쳐졌지만, 총투표수 10표 중 반대 10표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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