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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핵보유국' 수차례 언급한 트럼프, 김정은 제안 받아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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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출범 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로 잇따라 불러
'노벨 평화상' 기대하는 트럼프, 북미 대화 나설 수도
APEC으로 트럼프 방한 예정…전격적인 판문점 회동 열릴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다시 강조한 가운데 22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측 대성동 마을 태극기와 북측 기정동 마을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할 경우 북미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이목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만큼 두 사람 사이의 전격적인 대면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22일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비핵화 포기'라는 조건을 내세우며 북미 대화에 대한 개방적 입장을 직접 피력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호응하면 2019년 6월에 이어 또 한번의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이 성사될 수도 있다.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측에선 그간 보여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주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 이후 각지의 분쟁 중재를 시도하며 노벨평화상에 대한 기대를 보여왔다.

현재 정전 상태인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데 본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데 관심이 있는 건 사실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할 것이라며 "올해 그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북러 군사협력 강화 분위기 속에 이란과 북한 간 협력 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비핵화 포기'라는 전제 조건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기까지 난제들도 수두룩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 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국가)로 잇달아 부른 바 있다. 하지만 행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목표를 그대로 유지했다.

비핵화 목표를 명시하지 않은 채 북미 대화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면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비공인 핵보유 클럽에 입성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탓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 외교의 장을 만들기 위해 당장은 비핵화 원칙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등 유연성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핵화의 기준을 낮추거나,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돌린 채 우선 북미 합의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교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종식이라는 두 개의 난제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 적대 관계 종식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돌출 판단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향후 전개될 상황에서 한국이 배제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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