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철근 누락 등의 이유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겪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관리가 여전히 구멍이 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김은혜 의원은 LH의 철근 문제를 지적하며 "한 가지 자재만 검증해도 아수라장인데 다른 자재까지 들여다보면 어떻겠나"라며 "LH 차원의 내부감사를 하고 필요하다면 LH 차원의 수사 의뢰도 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철근 누락 23개 단지에 대해 철근 관리 부실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LH는 전면 재조사 결과를 의원실에 보고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LH 설계변경을 한 적이 없다고 했던 다수 현장의 설계변경을 승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변경 승인 주체인 LH가 자신들이 한 설계변경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셈이다.
설계변경 시기도 문제였다. 기획재정부(계약예규)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설계변경) 3항에서는 '설계변경은 그 설계변경이 필요한 부분의 시공 전에 완료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LH는 모든 공사가 끝난 준공 이후 설계변경을 진행하는 등 원칙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준공 이후 2년이나 지난 시점에 준공정산이 이뤄졌거나, 준공 전 준공정산을 이미 한 경우도 발각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A 건설공사 1공구는 2020년 10월 18일에 준공됐으나 2년 2개월 뒤인 2022년 12월 27일 준공정산이 됐다. 반대로 B 건설공사 2공구의 경우 2024년 10월 16일에 준공됐으나 이보다 2년이나 빠른 2022년 8월 30일에 준공정산이 이뤄졌다.
또 최초 조사에서 철근 설계량과 반입량의 차이가 19.5%로 가장 컸던 평택소사벌 A-7BL의 경우 김은혜 의원실이 직접 철근납품확인서를 확인한 결과 인수처, 인수자, 인수일이 공백으로 비어있었다. 철근을 보낸 사람은 있는데 철근을 받은 사람이 없는 것이다.
김 의원은 "LH가 직접 작성해 제출했던 자료를 재조사를 통해 LH 스스로가 틀렸다고 반박하게 된 상황도 우습지만, 새로 작성된 자료조차도 문제투성이라는 점이 LH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철근 관리를 수기방식에서 전산 관리로 시스템 도입을 하면서 관리 감독을 한다고 했는데 미진했다"라며 "감사실을 통해 철저히 감사한 다음에 감사 결과를 보고 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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