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핵추진 잠수함(SSN) 보유의 최대 난관이던 '핵연료' 문제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연료 공급 요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 조선소에서 건조"라는 '깜짝' 조건을 제시해, KSS-III(장보고-III) 배치3 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지난 29일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SSN 확보를 위한 결정적 진전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도화되는 북한의 SSBN(전략원잠) 위협을 거론하며 SSN 건조를 위한 핵연료 공급을 강력히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한국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이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수십 년간 SSN 확보의 발목을 잡아온 '한미 원자력 협정(123 협정)'의 빗장을 사실상 푼 것으로, 안보 동맹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승인 발표에서 "한국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미국 본토, 바로 이곳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현재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SSN을 건조하는 조선소들은 이미 자국 물량 만으로 과부하 상태다. AUKUS(오커스) 협정에 따른 호주 SSN 물량까지 더해져, 한국의 건조 물량을 추가로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필리 조선소는 한화오션이 작년 12월 인수한 곳으로, 상업용 선박을 주로 건조해왔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곳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이번 핵잠수함 건조는 마스가 프로젝트의 상징적 사업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는 미 산업계의 부담을 줄이면서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에 따라 자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핵연료'라는 가장 큰 산을 넘었지만, 새로운 과제가 떠올랐다. 우선 천문학적인 '비용' 문제다. 국내에서 건조하는 것보다 인건비 등이 비싼 미국 조선소를 이용할 경우, 건조 비용이 대폭 상승할 수밖에 없다.
'기술 이전'의 범위도 핵심 변수다. SSN의 핵심인 원자로와 소음 저감 기술 등을 미국이 어느 수준까지 제공할지가 관건이다. AUKUS처럼 핵심 기술이 제외된 '블랙박스' 형태가 될 경우, '전략적 종속'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KSS-III 배치3 건조를 준비해 온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핵심 기자재 공급이나 설계 지원 등으로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나, 최종 '건조' 물량을 넘겨주게 돼 파장이 예상된다.
국내 방산 한 관계자는 "외교적 족쇄가 풀린 것은 엄청난 성과"라면서도 "이제부터는 비용 분담, 기술 이전 범위, 국내 산업계 참여 방안 등을 놓고 미국과 치열한 실무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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