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지난 9월 'MDL(군사분계선)을 판단할 때 우리 군 군사 지도와 유엔군사령부 참조 선(線)이 다를 경우 둘 중 남쪽에 있는 것을 기준으로 하라'고 지침을 변경한 것이 알려졌다. 그동안 우리 군은 한국군 군사 지도를 기준으로 북한군의 월선에 대응해 왔지만, 합참의 새 지침은 1953년 유엔군 기준선을 비교해 더 남쪽을 MDL 기준으로 삼으라는 뜻이다. 1953년 정전(停戰) 당시 설치했던 MDL 표시물이 상당수 유실되면서 한국과 북한, 유엔군사령부의 기준선이 남북으로 수십m가량 차이 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합참의 새 지침으로 북한이 지배하는 영토는 더 넓어지고 한국의 영토는 줄어들게 된다.
합참 측은 "남북의 우발적 충돌(衝突)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취한 조치"라면서 "MDL에 대해 남북이 이견이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 측에 유리한 주장을 그대로 수용해 사실상 우리 영토를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것을 고백한 셈이다. 우리 측의 우호적 조치에도 불구, 북한군의 도발(挑發)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북한군은 올해 1~9월 3차례 MDL을 침범했는데, 지침 변경 이후인 10월에 3회, 11월에는 10회나 MDL을 넘었다. 도발에 대한 북한군의 자신감만 키워준 꼴이다.
국방부는 이달 17일 MDL을 다시 확정하자는 취지의 담화문을 통해 남북 군사회담 개최를 제안(提案)했다. MDL을 북한군에 유리하도록 선제적으로 변경해 놓고, '다시 검토해 보자'면서 군사회담을 제안하는 황당한 모양새이다. 국방부와 우리 군의 좌충우돌(左衝右突)은 이재명 정부의 무조건적 대북 유화 정책의 부정적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은 해외 매체에 출연, "우리는 미국, 중국 인민해방군, 북한 조선인민군이 서명한 (정전) 협정에 따라 이 완충지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정전 협정 당시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국군과 유엔군을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섣부른 MDL 양보 발상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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