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APEC CEO 서밋(APEC 최고경영자 회의) 이후 대구 MICE(국제회의·전시·이벤트) 산업을 둘러싼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대구 MICE 사업의 중심인 엑스코(EXCO)의 전춘우 대표이사는 "대구 역시 글로벌 메가 이벤트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배후도시로서 운영 경험을 축적했다"고 진단했다.
대형 국제 행사 유치 과정에서 체득한 배후도시 운영 역량은 향후 더 큰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전 대표이사는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우리 지역이 국제적 위상을 높인 뜻깊은 사건"이라며 "인프라 개선과 관광 비즈니스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마이스 레거시'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APEC 이후 대구 MICE 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전 대표이사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측면에서 과제가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전시장 규모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그는 "MICE 산업, 특히 전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분야"라며 "규모가 있어야 더 큰 행사를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엑스코의 전시장 가동률은 2030년까지 60% 포화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대표이사는 "2030 세계대중교통서밋과 같은 메가 이벤트 유치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큰 전시면적이 필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제3전시장 논의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쟁 도시의 움직임도 언급했다. 전 대표이사는 "부산 벡스코와 고양 킨텍스가 제3전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며 "지금 제3전시장 논의를 본격화하는 것은 영남권 MICE 주도권을 지키고, 전시회 쏠림을 막아내기 위한 전략적 방어선"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확장 논의와 함께 비즈니스와 여가가 결합된 블레저(Bleisure) 기반의 투 시티(Two-City) 모델 가능성도 APEC을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이사는 "비즈니스 중심의 대구와 관광 중심의 경주를 연계하면 참가자 입장에서는 업무와 여가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일정이 가능하다"며 "이번 APEC을 통해 그런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국제회의 유치 역량과 전문 인력 부족 문제가 과제로 제시됐다. 전 대표이사는 "전시 기획과 국제회의 운영을 담당하는 PCO(국제회의 기획자), PEO(전시 주최·운영 전문가) 같은 실무형 인력이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건물을 짓는 것보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접근성 문제도 대구 MICE 산업의 구조적 한계로 짚었다. 전 대표이사는 숙박 문제는 배후도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국제선 접근성은 근본적인 한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은 단순한 사회간접자본 사업이 아니라 MICE 산업의 비즈니스 고속도로를 놓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이사는 "APEC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대구 MICE 산업의 현재를 점검하게 한 계기였다"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측면에서 드러난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앞으로의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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