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구글에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조치를 두고 한미 통상 협상과 연관된 추가 양보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한미 관세 협상을 거론하며 이번 조치에 대해 "이는 '외교 천재'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 관세협상 이후 처음 날아온 청구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그동안 '합의된 팩트시트 범위 내에서만 협상한다'는 모호한 설명을 해왔지만, 그 '합의된 범위'가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한 적은 없다"면서 "고정밀 지도 반출에 이어 농산물 추가 개방, 온라인 플랫폼 규제 권한 약화까지 현실화한다면 이는 단순한 통상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반출이 허용된 고정밀 지도에 대해서는 "한 번 반출되면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 자산"이라면서 "국내 공간 정보 업계의 90%가 반대했고, 관련 학계에서는 향후 10년간 최대 197조 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 가능성까지 제기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전날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글이 신청한 1대 5000 축척 지도의 해외 이전을 엄격한 보안 조건을 전제로 승인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1대 5000 지도는 실제 거리 50m를 지도상 1cm로 표현하는 고정밀 자료로, 그동안 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반출이 허용되지 않았다.
구글은 2007년과 2016년에도 동일한 요구를 했지만 정부는 군사·보안 시설 노출 가능성과 국내 서버 미사용 문제 등을 들어 불허했다. 이후 지난해 2월 세 번째로 반출을 요청했고, 정부는 영상 보안 처리, 좌표 표시 제한, 서버 운영 방식 등 기술적 보완 사항을 제시해 왔다.
이번 허가에는 다섯 가지 핵심 조건이 붙었다. ▷위성·항공사진의 보안 처리 ▷대한민국 영토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서버를 통한 데이터 가공 ▷보안 사고 대응 체계 구축 ▷이행 상황 관리 등이다. 원본 데이터는 해외로 이전하지 않으며, 국내에서 가공·심사를 거친 정보만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 범위 내에서 제공하도록 했다.
또 군사·보안 시설은 과거 영상과 스트리트뷰에서도 가림 처리해야 하며, 안보상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각 기술적 조치를 취하는 이른바 '레드버튼'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구글은 보안사고 예방 및 대응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고, 한국 정부와 상시 협의를 위해 지도 전담 인력을 국내에 상주시켜야 한다. 정부는 조건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허가를 취소하고 데이터를 회수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중요한 진전"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히고, 구체적인 서비스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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