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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우유 안 마신다"… 유업계, 사업 다각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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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백, 저당 수요 확대 발맞춰 제품군 확대
커피·디저트 등 외식사업 중심 수익 다변화
지난해 1인당 우유 소비 22.9㎏ '역대 최저'

국내 우유 소비 감소와 값싼 외국산 멸균우유 수입 증가에 우유업계는 소화가 쉽다고 알려진
국내 우유 소비 감소와 값싼 외국산 멸균우유 수입 증가에 우유업계는 소화가 쉽다고 알려진 'A2 우유' 등 고품질 신제품 출시, 단백질·식물성 음료 등의 품목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29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연합뉴스

국내 유업계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흰 우유 중심에서 단백질 음료와 발효유, 식물성 음료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외식시장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저출생과 대체품 증가 등으로 우유 소비가 줄자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나선 것이다.

무관세 확대로 수입산 유제품의 국내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국내 유업계는 이들 제품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유업계, 제품군 확대 속도

유업계는 흰 우유 판매에 주력하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단백질과 발효유, 식물성 음료 등 제품군을 육성하고 있다. 건강과 영양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과 고령화 추세에 맞춰 성장성이 높은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모습이다.

남양유업은 고단백·저당 수요 확대에 맞춰 락토프리(유당 0%)와 고단백, 저지방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특히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2% 증가했다. 단백질 함량을 세분화해 제품군을 늘리고 국내외 판매 채널을 다각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그릭' 라인업을 확장하고 브랜드 '이오'를 통해 설탕 무첨가 제품을 선보이는 등 발효유 제품도 강화하고 있다.

매일유업에선 유가공 부문을 제외한 기타 부문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해당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 2023년 38.5%에서 2024년 39.8%, 지난해 40.4%로 늘어났다. 매일유업은 '어메이징오트'와 '매일두유', '아몬드브리즈' 등 식물성 음료와 성인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 등 단백질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분유와 식물성 음료 수출도 확대했다. 셀렉스는 최근 중국 온라인 헬스케어 플랫폼 '징동헬스'에 단독 브랜드관 형태로 입점했다.

서울우유는 발효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우유 발효유 부문 매출은 1천874억원으로, 브랜드 '더 진한'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원유를 사용하고, 단백질 설계와 락토프리를 적용한 그릭요거트 브랜드 '파머스그릭' 제품을 출시했다.

남양유업 우유를 활용한 백미당 아이스크림. 남양유업 제공
남양유업 우유를 활용한 백미당 아이스크림. 남양유업 제공

◆외식사업 연계 사업 확장

유업계는 제품군 확대에 더해 커피·레스토랑·디저트 등 외식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원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남양유업은 아이스크림·커피 브랜드 '백미당'을 중심으로 외식사업을 확대한다. 지난해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백미당은 남양유업의 유기농 우유를 앞세워 전문 운영 체계를 강화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등으로 메뉴를 확대하는 동시에 브런치까지 아우르는 카페 브랜드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매일홀딩스 자회사인 엠즈씨드의 외식 브랜드 메뉴에 자사 유제품을 활용하며 브랜드 간 시너지를 확대하기로 했다. 엠즈씨드는 커피 브랜드 '폴 바셋'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일 뽀르노', 중식당 '크리스탈 제이드' 등을 운영한다. 엠즈씨드는 직장인과 외국인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 중심으로 입지를 확대할 예정이다. 폴 바셋의 경우 올해 상반기 10개 매장을 새로 연 데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출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국산 저지우유를 필두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한 기업 간 거래(B2B)를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5월부터 프랜차이즈 디저트 카페와 베이커리 등에 아이스크림 제조용 B2B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고급 원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 확대 흐름에 맞춰 기존 우유 중심에서 디저트 제품군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설명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우유를 판매하는 제조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유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외식사업과 결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앞으로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했다.

◆우유 소비는 역대 최저치

유업계가 이처럼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는 건 국내 우유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저출산과 대체재 증가 등으로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든 만큼 기존 사업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2.9㎏으로 전년(25.3㎏)보다 9.5%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아동·청소년 인구가 줄어든 데다 커피와 탄산음료, 단백질 음료, 식물성 음료 등 대체재가 다양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무관세 적용 확대로 수입산 멸균우유의 국내시장 공세가 확대되면서 제품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지난 1월 미국산 우유에 대한 관세가 폐지됐고, 지난 1일부터는 유럽연합(EU)산 우유 무관세 수입을 시작했다.

멸균 처리된 수입 우유는 가격 경쟁력과 상온에서 비교적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빠른 성장세를 이뤄 왔다. 지난해 국내 멸균유 수입량은 5만740t(톤)으로, 지난 2024년(4만8천671t)보다 4.3%(2천69t) 증가했다. 지난 1~5월 수입량은 2만1천643t으로, 현재 추세대로면 올해 연간 수입량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철폐에 따라 수입산 우유 가격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국내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폴란드산 멸균우유 1L(리터) 제품은 국내산 우유 제품보다 약 35% 저렴한 상태로 파악됐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가격은 환율과 국제 원유가격, 해상 운임, 현지 생산량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수입 멸균우유 가격과 공급 또한 대외 환경에 따라 변동성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일유업 식물성 음료 브랜드
매일유업 식물성 음료 브랜드 '어메이징오트'. 매일유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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