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강제 징집됐던 소년병과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관련 특별법이 20여년 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생존 소년병들이 법정에서 마지막이 될지모를 호소에 나선 것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6·25 참전 소년병 장성곤(93) 씨와 박태승(93) 씨, 고(故) 장병율·하명윤 씨의 유족은 전날 대구지법에 대한민국을 상대로 1인당 위자료 1억원을 청구하는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1950년 당시 만 15~17세에 불과해 병역 의무가 없었음에도 법적 근거 없이 정규군으로 편입돼 전선에 투입됐다"며 "국가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학업과 청춘, 삶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2024년 7월 9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쟁 소년병 동원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 판단한 이후 처음 제기된 국가배상 청구 소송이다.
당시 진실화해위는 "소년병들은 병역 의무가 없는 상태에서 한국전쟁에 동원돼 생명권 침해와 육체적·정신적 피해, 학습권 박탈 등 중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 차원의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권고했다.
그러나 관련 입법은 2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소년병 전우회가 국가에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 국회에서는 수차례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폐기됐다. 가장 최근에는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6·25 참전 소년병 보상 특별법을 발의했으나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소송대리인 하경환 변호사는 "어르신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국가의 사과와 명예회복"이라며 "특별법이 수십 년째 제정되지 못하는 동안 많은 소년병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소식을 접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혹시라도 패소할 경우 소송비용을 함께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가는 오랫동안 침묵했지만 시민들은 침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가 2011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6·25 참전 소년병은 2만9천603명, 전사자는 2천573명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보상 체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현재 생존자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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