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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 D-100]공소청·중수청 '반쪽 출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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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 개정안 표류…보완수사권 놓고 충돌
인력난·청사난 겹친 중수청…10월 출범 '적신호'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뉴스

검찰청 폐지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핵심인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은 여전히 공전 중이다. 특히 오는 10월 2일 출범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조직 구성과 청사 확보 등 구체적인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 향후 사법 시스템 혼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조직만 먼저 출범할 경우 형사사법시스템에 큰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수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공소청 검사의 권한 범위와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 등을 규정할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후속 준비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을 더불어민주당에 보고할 계획이다.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여전…형집행 공백 우려도

형사소송법 개정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공소청 검사에 대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단은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보완수사요구권만 인정하는 방안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단은 또 별도 행정조사 권한인 보완조사권만 남기는 방향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완조사권은 기소 전 준비 절차로서 피해자·피의자 진술 청취나 사건기록 검토 등 최소한의 사실 확인절차에 가까운 개념이다.

반면 경찰이 처리한 사건을 모두 공소청에 송치하도록 하는 이른바 '전건 송치' 제도는 현재 검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조사권과 같은 남길 경우 형사사법 체계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기관의 오류나 미진한 수사를 보완할 장치가 사라지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거나 부실 기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려면 추가 증거 확보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피의자의 전과 기록이나 집행유예 기간, 상습범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도 전부 보완수사의 범위에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이나 은행은 물론 일반 기업도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 금융실명법 때문에 압수수색 영장 없이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며 "강제수사 권한 없이 보완조사만 하라는 것은 사실상 인터넷 검색 수준의 업무만 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형집행 문제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벌금 미납자 검거와 노역장 유치, 자유형 미집행자 검거 등을 사법경찰관리가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공소청법에는 공소청 직원의 사법경찰관리 직무 수행 근거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검찰 관계자는 "판결이 확정돼도 실제 집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형사사법 절차는 완성되지 않는다"며 "수사와 기소 개편 논의에 가려 형집행 문제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수청 기피 현상 발목…인력난

검찰청 조직과 인력을 상당 부분 승계하는 공소청과 달리 중수청은 조직 구성과 인력 확보, 예산 편성 등 핵심 과제가 여전히 미완성인 상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2일 중수청의 세부 운영 기준을 담은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령안에는 중수청의 수사 대상 범죄와 사건 이첩·통보 절차, 수사심의위원회 운영 방식, 피해자 보호 및 보상 기준 등이 담겼다. 그러나 실제 기관 운영의 핵심인 조직 규모와 정원, 검사 출신 인력 활용 방안, 수사관 충원 계획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인력 확보는 중수청 출범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중수청 인력을 약 3천명 규모로 구성하고 연간 2만~3만건의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정작 내부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대검찰청 검찰제도개편 태스크포스(TF)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국 검찰 구성원 5천737명 가운데 4천429명(77.2%)이 공소청 근무를 희망한 반면 중수청 근무 희망자는 352명(6.1%)에 그쳤다. 검사들만 놓고 보면 기피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응답한 검사 910명 중 701명(77.0%)이 공소청을 선택한 반면 중수청을 희망한 검사는 7명(0.8%)에 불과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지위와 역할 변화에 대한 부담을 꼽는다. 중수청에서는 기존 검사 신분이 아닌 수사관 또는 수사 담당 공무원으로 근무하게 되고, 기소권 없이 중대범죄 수사만 전담하게 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를 권한 축소 또는 사실상 직무 격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출범까지 남은 시간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원을 모두 채운 상태로 중수청을 출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 역시 검찰 이관 인력을 중심으로 우선 조직을 가동한 뒤 부족한 인력을 단계적으로 충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청사 '깜깜'…"올해 업무 개시 어려울 듯"

청사 확보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이날 중수청 본청과 서울중수청이 서울 중구 르네상스호텔 부지에 조성 중인 르네스퀘어에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부산·광주·대전·수원 등 5개 지방청의 청사 확보는 아직 논의 단계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인력 규모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사 문제 역시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역별 정원과 조직 규모가 정해져야 사무실 면적과 임대 범위, 예산 등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행령 부칙이나 경과규정을 통해 조직 설치 시점과 실제 업무 개시 시점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적으로는 중수청을 예정대로 출범시키되 수사 업무는 인력과 조직이 갖춰진 뒤 시작하는 방식이다.

지역의 한 차장검사는 "중앙중수청과 서울중수청은 연내 출범을 목표로 준비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방중수청은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대구 중수청 역시 청사 확보나 조직 구성과 관련해 진척도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률적으로야 10월 2일 중수청 출범이 가능하겠지만 실제로는 청사와 인력이 갖춰져야 정상적인 수사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다"며 "수사 인력과 공간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실상 연내 업무 개시는 물 건너 간 것과 다름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수청 개청준비단 관계자는 "내부 검토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10월 2일 개청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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