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투입할 수 있는 인구는 빠르게 줄면서 병력 감소가 현실화한 가운데 국회에서는 여성에게도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양성 징병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정부는 아직 제도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병역자원 감소에 대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병역자원은 계속 감소…해법 있나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성 징병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에는 저출생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현역 판정 비율은 상승세를 보이지만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인구 자체가 줄면서 군 병력 유지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은 비율은 2018년 80.4%에서 2019년 81.3%, 2020년 81.2%, 2021년 83.1%로 높아졌다.
이후 2022년 83.6%, 2023년 83.7%를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86.4%, 지난해에는 86.7%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현역과 보충역 판정을 받은 인원은 전체 검사 대상자의 94.2%에 달했다.
반면 병역자원은 감소하고 있다. 국방부 자료를 보면 20세 남성을 기준으로 한 가용 병역자원은 2019년 33만2천명에서 2022년 25만7천명으로 줄었다. 인구 감소가 이어질 경우 2035년에는 22만8천명, 2043년에는 12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군 병력도 줄어드는 추세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해 8월 공개한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상비병력은 2019년 56만3천명에서 지난해 7월 45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육군 병사 규모는 같은 기간 30만3천명에서 20만5명으로 줄었다.
병역자원 부족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회에서는 여성 징병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2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는 남녀 모두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양성 징병제가 주요 의제로 거론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병무청의 병역자원 확보 대책을 지적하며 여성 징병제 논의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천 의원은 "인구가 급감하는 시기에 양성 징병이라고 하는 옵션은 전혀 검토하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마른 수건 짜는 형태로 간다"며 "이게 과연 우리 전투력의 측면이나 아니면 우리 국익의 측면에서 바람직한가라는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이제는 여성 징병제를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며 여성 징병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의 군 복무를 위해 필요한 부대 개편 등 여러 사안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검토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병무청은 여성 징병제 도입을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병역 의무 이행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강조했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국정감사에서 "병무청과 국방부의 공식 입장은 (양성 징병을)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병무청장으로서는 인구가 급감하는 시기 병역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 공감대 형성을 지금부터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여성 징병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홍 청장은 "여성징병제는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검토해야 한다는) 말씀에 일부 동의하며, 병무청은 병역 이행 중요성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꾸준히 '도입' 요구 목소리…정부는 제자리걸음
여성징병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2017년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2021년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잇따라 동의 기준을 충족하면서 사회적 논쟁이 확산했다.
2017년 8월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남성에게만 부과되는 병역의무를 여성에게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12만3천204명의 동의를 얻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여성징병제 관련 청원을 언급했다. 다만 청와대가 국민청원 답변 기준을 30일 이내 20만명 이상 동의로 정하면서 해당 청원은 공식 답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2021년에는 여성징병제 도입 요구가 다시 확산했다. 4월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청원은 한 달 동안 29만3천140명의 동의를 얻었다.
같은 해 4월 22일에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도 여성 의무복무를 위한 병역법 개정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여성의 군 복무를 지원에 따른 선택이 아닌 의무로 규정하도록 병역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5월 14일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여성징병제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021년 4월 국방부는 병역제도 개편과 관련해 안보 상황과 군사적 효용성, 국민적 공감대 및 사회적 합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징병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취지의 입장도 내놨다.
최근 여성 징병제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응답이 반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개혁신당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이 지난 8 만 18세 이상 남녀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성 징병제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9.6%였다. 반대는 34.0%로 집계됐다.
여성 응답자 가운데서도 찬성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성별로는 남성에서 찬성 64.8%, 여성 찬성 54.5%로 남녀 모두 찬성이 절반을 넘었다. 연령대별로도 전 연령대에서 찬성 의견이 과반이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방식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2%다. 응답률은 2.30%다.




































댓글 많은 뉴스
가수 공연 도중 껴든 김민석... "정동영 고향이라 좋다"
브라질 계란 800억 안썼다…李 "16억에 불과" 그런데 14억이 부대비용
추미애 "사과 바라시니까 마음 다해 사과"…국힘 "귀 의심, 끝까지 오만"
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전환조건 변화"...李정부 '임기내 전환' 반대 입장
홍준표 재등판론? "대통령 빼고 내가 갈 자리가 어디 있나…삼권통합, 그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