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약 1년5개월 동안 비판을 자제해온 것을 두고 자신이 국무총리 등 자리를 노리고 정부에 아부했다는 시선을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삼권분립이 아닌 삼권통합이 되면 이 나라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합헌적 독재시대가 올 것"이라며 "그런데 그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현실정치에서 거리를 두겠다고 해온 홍준표 전 시장이 최근 다시 정부·여당을 향해 비판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온 말이라 정계 재등판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홍준표 전 시장은 16일 오후 11시 22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권이 잘해줘 나라가 안정되고 번영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난 1년5개월 동안 비판 안 하고 지켜봤는데, 그걸 두고 무지한 자들은 내가 한자리 하기 위해 이재명 정권에 아부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빼고 내가 갈 자리가 어디 있느냐?"면서 "43년을 즐풍목우(櫛風沐雨)의 세월을 보낸 내가 무슨 자리 욕심이 더 있겠느냐"고 했다.
◆한때 불거졌던 '홍준표 총리설'
홍준표 전 시장이 굳이 '한자리'와 '아부'를 언급한 데에는 앞선 정치적 배경이 있다.
지난 4월 홍준표 전 시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비공개 오찬을 한 뒤 정치권에서는 국무총리 기용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도·보수 진영으로 외연을 넓히는 과정에서 홍준표 전 시장에게 역할을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당시 홍준표 전 시장은 직접 "자리를 위한 흥정도 아니었고 자리를 위한 교섭도 아니었다"며 총리설에 선을 그었다. 오찬에서는 TK신공항 지원과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문제 등을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홍준표 전 시장이 이재명 정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놓고 '자리'와 연결하는 시선이 나왔다. 홍준표 전 시장은 지난 8월에도 "이재명 정부에 아부한다든지, 팽되니 도로 야당 저격수를 한다든지 하는 비방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반박한 바 있다.
◆43년 '즐풍목우'…비바람 맞으며 버텼다는 뜻
홍준표 전 시장이 사용한 '즐풍목우'(櫛風沐雨)는 문자 그대로는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비로 몸을 씻는다'는 뜻이다.
오랜 세월 비바람을 맞으며 고생하고 험난한 일을 겪는다는 의미로, 정치인들이 자신의 오랜 정치 역정이나 풍파를 표현할 때 종종 쓰는 고사성어다.
홍준표 전 시장은 '모래시계 검사'라는 수식이 붙은 검사 생활과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입문해 나선 5선 국회의원, 경남도지사 2차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대구시장, 대통령 선거 도전 등으로 이어진 자신의 43년 공직·정치 인생을 이 표현에 담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저런 무지한 자들이 있는 바람에 세상이 혼탁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며 "일부 틀딱들을 대상으로 한 유튜버들도 무지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나는 내 나라가 안정되고 번영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1년5개월 지켜봤는데…그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
이번 글 마지막은 평소 페이스북 글과 결이 좀 다른 점이 시선을 모은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탈락 뒤 현실정치에서 한발 물러난 홍준표 전 시장은 이후 자신을 '재야'에 있는 사람으로 표현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나라의 안정을 바란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신 차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다시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물론 이번에 구체적인 복귀 계획이나 출마 의사를 밝힌 건 아니다. 다만, "지난 1년5개월 동안 비판 안 하고 지켜봤다"는 말 뒤에 "그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는 질문을 붙인 만큼, 원로 정치인으로서 훈수보다는 앞으로 정치적 발언과 행동의 폭을 넓히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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