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로봇에 쓰이는 고성능 영구자석을 고가의 중희토류 없이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공급이 일부 국가에 집중된 중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산업 핵심 소재의 국산화를 뒷받침할 성과로 기대된다.
경남 창원에 있는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나노재료연구본부 김수민·김태훈·이정구 박사 연구팀이 중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네오디뮴-철-붕소(Nd-Fe-B) 영구자석 제조 핵심기술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영구자석은 전기차 구동 모터와 로봇 관절, 풍력발전기 등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다. 특히 네오디뮴-철-붕소 자석은 강한 자기력을 내지만, 고온에서 작동하는 전기차 모터 등에 사용하려면 자성을 잃지 않고 버티는 능력인 '보자력'을 높여야 한다.
기존에는 디스프로슘(Dy), 터븀(Tb) 같은 중희토류를 첨가해 보자력을 높였다. 그러나 이들 소재는 가격이 비싸고 공급망이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어 사용을 줄이거나 대체할 기술이 요구돼 왔다.
연구팀은 중희토류를 넣는 대신 자석 내부의 작은 결정 알갱이인 '결정립'을 미세하게 만드는 데 주목했다. 결정립이 작아지면 자화 방향이 쉽게 바뀌는 현상을 억제해 자성을 유지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존 합금을 기계적으로 잘게 부수는 방식에서 벗어나 희토류 산화물을 원료로 미세한 자석 입자를 직접 합성하는 '환원·확산 공정'을 활용했다. 이 과정의 걸림돌이었던 분말 산화 문제를 해결하는 후처리 기술도 개발해 약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고순도 초미세분말을 제조했다.
초미세분말을 같은 방향으로 정렬하고 열을 가해 단단한 자석으로 만드는 공정의 한계도 극복했다. 분말은 작아질수록 입자끼리 달라붙거나 마찰이 생겨 자기장 안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분말 표면에 윤활제를 코팅하고, 방향이 번갈아 바뀌면서 세기가 점차 약해지는 자기장을 적용해 입자의 정렬 상태와 성형체의 안정성을 높였다. 이어 수소 보조 공정으로 윤활제에서 비롯된 잔류탄소를 줄여 열처리 후 보자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성과는 초미세분말 제조부터 정렬·소결까지 고성능 영구자석 생산에 필요한 핵심 공정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려면 공정 간 연계와 양산기술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김수민 박사는 "고가의 중희토류에 의존하지 않고 자석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적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공정 간 연계 및 양산기술이 확보되면 전기차 구동 모터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초미세분말 제조 성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알로이 앤드 컴파운즈'에, 분말 정렬과 자석 제조 성과는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각각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은 관련 기술로 총 9건의 특허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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