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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장도 증시 급락 못 피했다…증권가 수익률·적립금 수직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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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코스피 19% 급락…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4.7조 감소
실적배당형 수익률 40%p 넘게 하락…IRP 감소액만 2.9조
정부 제도 개편에 시장 확대 기대…장기 운용·자산배분 중요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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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증권업계 퇴직연금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한 분기 만에 4조7000억원 넘게 감소한 데 이어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의 수익률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반기 증시 호황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던 퇴직연금 시장이 하반기 들어 급격한 조정을 겪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가 퇴직연금 제도 개편에 나서면서 중장기적인 시장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43개 퇴직연금 사업자의 적립금은 542조1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말(553조8779억원) 대비 11조7565억원(2.12%) 감소한 규모다.

특히 증권업권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국내 증권사 15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분기 말 약 165조원에서 3분기 말 약 160조3000억원으로 4조7529억원(2.88%) 줄었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감소율보다 0.7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15개 증권사 가운데 적립금이 증가한 곳은 키움증권 한 곳에 그쳤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의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미래에셋증권의 적립금은 2분기 말 52조210억원에서 3분기 말 49조9034억원으로 2조1176억원 감소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5172억원) ▲NH투자증권(-4623억원) ▲삼성증권(-4225억원) ▲KB증권(-4039억원) ▲신한투자증권(-3514억원) 등 주요 대형사들의 적립금도 일제히 줄었다.

퇴직연금 유형별로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증권업권 IRP 적립금은 전 분기 대비 2조9142억원(4.44%) 감소했다. 전체 적립금 감소액의 약 61.3%를 차지하는 규모다. 확정급여형(DB)은 1조2559억원(2.86%), 확정기여형(DC)은 5828억원(1.05%)씩 각각 줄었다.

이 같은 적립금 감소의 주요 배경으로는 3분기 국내 증시 급락이 꼽힌다. 지난 6월 30일 8476.48이었던 코스피는 9월 30일 6838.04까지 밀리며 19.3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916.18에서 855.91로 6.58% 떨어졌다.

상반기 증시 상승으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의 평가액이 불어났지만, 3분기 들어 주가가 급락하면서 운용 성과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증권사 퇴직연금은 은행·보험업권보다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증시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

실제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실적배당형 적립금은 2분기 말 197조7220억원에서 3분기 말 185조2078억원으로 12조5142억원 감소했다. 반면 원리금보장형 적립금은 353조613억원에서 353조683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적립금 증감에는 자금 유출입과 연금 지급 등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감소액 전체를 평가손실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수익률 하락세는 더욱 가팔랐다. 증권사들의 원리금비보장형 DC 상품 최근 1년 수익률은 2분기 말 50~60%대에서 3분기 말 10~20%대로 크게 낮아졌다. 현대차증권은 66.12%에서 11.57%로 54.55%포인트 급락했고, 아이엠증권은 66.24%에서 20.86%로 45.38%포인트 떨어졌다.

대형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KB증권의 DC형 원리금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60.13%에서 15.19%로 44.94%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증권은 56.03%에서 14.72%로 41.31%포인트, NH투자증권은 56.65%에서 16.42%로 40.23%포인트 낮아졌다.

IRP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원리금비보장형 IRP 최근 1년 수익률은 44.25%에서 12.94%로 31.31%포인트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은 46.18%에서 13.80%로 32.38%포인트, 삼성증권은 48.23%에서 14.48%로 33.7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각 분기 말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의 차이로 해당 수치만큼 3분기에 투자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퇴직연금의 장기 운용과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시장 변동성이 자산 인출 시점의 운용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특히 은퇴 이후 자산 인출이 시작되는 시기에는 시장 하락에 따른 손실이 장기적인 연금자산 유지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퇴직연금 자금의 연말 이동이 채권시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짚었다. 퇴직연금 자금이 연말에 집중적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 자금 재배치와 운용 전략 변화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퇴직연금 제도 개편에 나서면서 시장 확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IRP 위험자산 투자 한도 완화 검토 등을 담은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증권은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2032년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35년에는 1317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IRP와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ETF 시장에도 구조적인 성장 기회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종진 한국투자증권 연금혁신본부장은 "근로자 입장에서 자본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단이 확장돼 수익률 향상의 전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따른 경쟁 심화는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 시장에도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편에서 IRP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 완화와 투자상품 확대가 추진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DC형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 확대 여부가 추후 검토 과제로 남았다"며 "장기적인 노후자산 형성을 위해 DC형에 대해서도 관련 제도 개선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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