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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격차 좁혀라"…교보·한화證 등 중형 증권사 자본확충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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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3000억·한화 5000억 증자…우리證도 추가 출자 추진
종투사 지정 땐 기업 신용공여 확대…초대형 IB 도약 포석
자본 확충만으론 한계…수익성·재무 안정성 확보가 관건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중형 증권사들이 대형사와의 사업 경쟁력 격차를 좁히기 위해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보증권이 3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결정한 데 이어 한화투자증권은 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마무리했고, 우리투자증권도 모회사 지원을 토대로 추가 자본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자기자본을 키워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확보하고 기업금융(IB)을 비롯한 수익 사업의 외연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본을 늘리는 것만으로 대형사와의 격차를 단기간에 좁히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데다, 확충한 자본을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고 일정 기간 유지할 수 있는 경영 역량까지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30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2000억 원 규모 물량은 발행 3년 뒤부터, 나머지 1000억 원은 2년 뒤부터 상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조달 자금을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증권의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2조2406억 원이다. 증자 규모를 단순히 더하면 2조5406억 원으로 늘어나지만, 종투사 지정 기준인 3조 원에는 여전히 약 4600억 원이 모자란다. 자본 확충 이후에도 추가 자본 조달이나 이익 유보를 통해 부족한 자본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한발 앞서 자본 확충에 나섰다. 한화자산운용과 한화생명이 각각 2500억 원씩 참여한 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의 납입을 이달 8일 마쳤다. 상반기 말 자기자본 2조2674억 원에 증자액을 단순 합산하면 약 2조7674억 원으로, 3조 원까지 약 2300억 원이 남는다.

한화투자증권은 이와 별도로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 산정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발행 규모와 별개로 지정 요건에 부합하는 자본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도 자본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우리금융지주로부터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은 우리투자증권의 상반기 말 자기자본은 2조2278억 원 수준으로, 3조 원까지 약 770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업을 비은행 부문 강화의 주요 축으로 삼고 추가 출자를 검토하되, 회사의 수익성 개선 속도 등을 고려해 자금 투입 시점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중형 증권사들이 자본 확충에 공을 들이는 것은 종투사 지위가 영업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확대되고,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한 전담중개업무(PBS)도 가능해진다. 자기자본은 대규모 인수금융이나 구조화금융 등 자금 소요가 큰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여력과도 직결된다. 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대형 거래를 주도하거나 보다 다양한 투자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도 커진다.

중장기적으로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도약해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려는 구상도 깔려 있다. 발행어음은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확보한 자금을 기업금융 등에 운용할 수 있다. 종투사 진입이 사업 확대의 출발점이라면 초대형 IB 도약은 조달 수단과 수익 기반을 추가로 넓히는 단계인 셈이다.

다만 자본 확충 경쟁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34억 원으로 1분기 140억 원, 2분기 107억 원에 이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은 전 분기보다 약 25% 줄었고, 비이자이익도 425억 원에서 175억 원으로 감소했다. 자본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IB 수수료와 자산관리 등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은 주요 투자자산의 가치 변동을 관리해야 한다. 상반기 말 두나무 지분 장부가액은 약 1조5068억 원으로, 유상증자액을 반영한 자기자본의 단순 합산 규모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투자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손익과 재무 지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자본을 늘리는 작업과 위험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교보증권 역시 RCPS의 상환 및 배당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조달 자금이 사업 확장에 쓰이더라도 상환 가능 시점 이후 우선배당률이 높아지는 구조인 만큼, 상환이 지연되면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 규모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달 비용을 웃도는 수익을 지속해서 창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종투사 지정 요건도 넘어야 할 산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최근 2개 사업연도 결산일에 연속으로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을 충족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단순히 특정 시점에 기준선을 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사업계획과 인력·물적 설비, 사회적 신용 등 다른 요건에 대한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자본 확충 계획만으로는 세 회사 모두 3조 원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는 만큼 추가 조달과 이익 축적이 필요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형사들의 자본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 규모가 사업 기회와 직결되는 증권업 특성상 자금 조달을 통한 외형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확보한 자본을 실제 영업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 대형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는 어렵다"라며 "결국 확충한 자본을 얼마나 경쟁력 있는 사업에 투입하고 실질적인 수익으로 만들어내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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