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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기다리는데"…대구백화점 직원·상인·주주 모두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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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5% 감소·5년 연속 적자
매각 차질에 동성로 상권에도 찬물
주가 77% 하락 정상화 요구 커져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대구백화점 본점 건물이 폐점 이후 5년째 문을 닫은 채 남아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대구백화점 본점 건물이 폐점 이후 5년째 문을 닫은 채 남아 있다.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계속되니 지칩니다. 우리 일터가 좀 살아났으면 좋겠어요."(대백프라자 직원) "상권이 다시 살아나는 시기에 대백 본점도 제 역할을 해줬다면 좋았을 겁니다."(동성로 상인) "5년 넘게 적자가 쌓이는 동안 경영진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모르겠습니다."(대구백화점 소액주주)

대구백화점 동성로 본점이 문을 닫은 지 5년. 매출 감소와 누적 적자, 잇따른 매각 차질에 주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직원과 지역 상인, 주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산 매각을 통한 경영 정상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구정모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지난 5년간 성과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누적 순손실 1천179억원…정상화 난항

대구백화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1년 817억9천만원에서 지난해 530억9천만원으로 35.1% 감소했다.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누적 순손실은 약 1천179억원에 달한다.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부채비율은 2021년 91.6%에서 지난해 206.9%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지난해 말 차입금은 약 2천534억원에 달했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30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76억6천만원, 순손실 157억4천만원을 기록했다.

대구백화점은 2022년 사업보고서에서 본점 매각을 통한 무차입 경영과 수익성 개선을 제시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도 정상화의 핵심은 자산 매각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약 2천397억원 많았으며 재무제표에는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명시됐다.

경영난이 장기화하면서 직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구백화점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8년 11개월로, 경영 정상화는 오랜 일터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대백프라자에서 만난 한 직원은 "예전에는 평일에도 손님이 꾸준했는데, 요즘은 한산한 시간이 많다"며 "오랫동안 일해온 회사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라도 분명하게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새 매각 계약에도 불확실성…5년째 멈춰 선 대백 본점

하지만 경영 정상화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동성로 본점 매각은 번번이 무산되거나 지연됐다. 대구백화점은 2022년 1월 본점을 JHB홀딩스에 2천125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중도금 납입 지연 끝에 같은 해 11월 계약을 해제했다.

올해 7월에는 구정모 회장 등 최대주주 측이 보유 지분을 세경인베스트·아람코리아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중도금 미지급으로 무산됐다.

지난달 13일에는 대구메디씨티케이글로벌과 본점을 1천300억원에 매각하는 새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1차 중도금 25억원 가운데 10억원만 납입됐고, 나머지 15억원은 지난달 30일 지급 기한까지 입금되지 않았다. 대구백화점 측은 현재 매수인 측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이번 계약금액은 2022년보다 825억원(38.8%) 낮아졌다.

본점의 장기 폐점은 동성로 상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근의 한 상인은 "요즘은 해가 빨리 떨어지니 건물이 컴컴해져 거리 분위기도 어두워진다"며 "동성로 중심에 있는 건물이 깜깜하니 주변 상가들까지 함께 죽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근 동성로 중심가에 방문객이 늘어나는 등 상권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본점 건물의 활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골목 상권은 여전히 여럽긴 하지만 요즘 중심가에는 빈 점포가 거의 없고 주말 방문객과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며 "대백 본점이 다시 활용된다면 동성로 상권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백화점이 운영 중인 대구 중구 대봉동 대백프라자 전경. 대구백화점은 동성로 본점 폐점 이후 대백프라자를 중심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매출 감소와 적자 누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백화점이 운영 중인 대구 중구 대봉동 대백프라자 전경. 대구백화점은 동성로 본점 폐점 이후 대백프라자를 중심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매출 감소와 적자 누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주가 76% 하락…주주들 "경영진 성과는"

장기간 이어진 경영난과 본점 매각의 불확실성 속에 대구백화점 주가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말 1만1천650원이던 주가는 지난 30일 2천695원으로 약 76.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약 1천261억원에서 292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주가는 그동안 본점 개발과 경영권 매각 기대감에 따라 크게 출렁였다. 지난 7월 본점의 중구청사 활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3천620원에서 5천320원까지 올랐지만, 8월에는 경영권 매각 차질 속에 하루 만에 17.6% 급락했다. 반면 지난달 13일 본점 매각 계약 발표 당일에는 1.6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주들은 반복되는 매각 추진과 경영 정상화 계획에도 실질적인 성과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대구백화점의 한 소액주주는 "5년 넘게 적자가 쌓이는 동안 경영진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모르겠다"며 "매각이나 개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기대를 걸었지만 실제로 달라진 것은 없다. 이제는 구체적인 정상화 계획과 성과로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백화점 측도 경영 정상화를 위한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본점 매각과 최대주주 지분 매각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의 전환점을 마련하려 했지만 지역 부동산시장 침체 등 여러 여건이 맞물리면서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본점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회사의 자생력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점이 장기간 비어 있는 데 대해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관계기관의 다양한 제안을 열린 자세로 검토하고, 본점이 다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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