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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가 띄운 '다문화 우대' 논쟁에 귀화 정치인 아이수루가 꺼낸 '파독 광부·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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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서 태어나 대한민국 국민 된 전 서울시의원 "낯선 땅 삶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우리도 독일 광부·간호사, 중동 건설노동자로 가족 위해 땀 흘려…해외서 바라던 이해와 존중 이제 이웃에게"

아이수루 전 서울시의원 페이스북
아이수루 전 서울시의원 페이스북

이재명 대통령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일률적인 우대 정책의 적정성을 연일 직접 거론하면서 다문화 정책이 정치권의 주요 논쟁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아이수루 전 서울시의원의 발언도 눈길을 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건넨 발언은 아니다. 아이수루 전 시의원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운영위원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족 문제를 언급한 뒤 그 내용을 지난 10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옮긴 것이다.

다만 다문화가정을 둘러싼 지원과 우대의 경계를 놓고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공론화를 이어가는 시점이라는 점, 그리고 아이수루 전 시의원이 이주민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된 당사자라는 점에서 함께 살펴볼 만한 목소리다.

특히 아이수루 전 시의원은 오늘날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며 과거 독일 탄광과 병원, 중동 건설 현장으로 향했던 한국인 노동자들의 역사를 소환, 공감과 이해를 요구했다.

아이수루 전 서울시의원 페이스북
아이수루 전 서울시의원 페이스북

◆"저 역시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국민 된 사람"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다문화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있는 아이수루 전 시의원은 10월 30일 오전 9시 18분쯤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운영위원회의에 다녀왔다"며 "최근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를 접하면서 회의에서 언급했다"고 적었다.

그는 먼저 자신의 경험을 꺼냈다. 아이수루 전 시의원은 "저 역시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국민이 된 사람"이라며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외로운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수루 전 시의원은 외국인 노동자를 단순히 국내 산업에 필요한 '일손'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은 고향에 남겨둔 가족의 삶을 책임지는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아들과 딸"이라며 "힘들어도 내색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어 "월급날이면 자신을 위해서는 최소한만 남기고 나머지를 고향으로 보내는 사람들"이라며 "그 송금 한 건 한 건에는 단순한 돈이 아니라 한 가족의 생계와 희망, 그리고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고 적었다.

베를린에서 독일 간호사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파독간호사들. 연합뉴스
베를린에서 독일 간호사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파독간호사들. 연합뉴스

◆"우리도 독일 광부·간호사로, 중동 건설 현장 노동자로 떠났다"

여기서 아이수루 전 시의원은 대한민국의 과거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과거 대한민국 국민들도 더 나은 삶을 찾아 독일로, 중동으로 떠났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독일의 광부와 간호사로, 중동의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며 낯선 땅에서 가족을 위해 땀 흘렸던 우리의 부모님 세대가 있었다. 외로움과 고된 노동을 견디면서도 고향에 있는 가족을 위해 돈을 보내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꾸었던 그분들의 삶을 우리는 기억한다"고 했다.

실제 한국에서는 1963년부터 1977년까지 약 8천명의 광부가 독일로 향했고, 1960~1970년대에는 약 1만1천명의 간호인력이 독일에서 일했다. 1970년대 들어서는 중동 건설 붐과 함께 수많은 한국인 노동자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각국의 건설 현장으로 나갔다.

물론, 오늘날의 외국인 노동·다문화 정책과 당시 한국인의 해외취업을 동일한 문제로 볼 수는 없다. 체류 목적과 법적 지위, 노동시장 환경도 서로 다르다. 다만 아이수루 전 시의원이 이 역사를 꺼낸 이유는 외국에서 가족을 위해 일했던 한국인의 경험을 현재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의 삶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으로 되돌려보자는 데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우리가 과거에 바랐던 이해와 존중을 이제는 우리 곁에 와 있는 이웃들에게 돌려줄 때"라고 강조했다.

1964년 12월 10일 박정희 전 대통령·육영수 여사가 독일 함보른 탄광 지역을 찾아 파독 광부·간호사와 만났다. 청와대
1964년 12월 10일 박정희 전 대통령·육영수 여사가 독일 함보른 탄광 지역을 찾아 파독 광부·간호사와 만났다. 청와대

◆李는 '일률적 우대' 점검…아이수루는 "도움 대상 아닌 구성원"

아이수루 전 시의원의 글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제기한 '다문화가정 우대' 논쟁과도 맞닿는 지점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린이집 입소 가점과 공공산후조리원 우선 이용처럼 다문화가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인 우선권을 부여하는 제도는 적정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을 모두 경제적 취약계층으로 전제하는 것도 사실에 부합하는지 검증해야 한다며 "가난이 문제라면 가난한 내국인 가정과 동일하게 취급하면 된다"고 했다. 동시에 문화 적응과 이중언어, 지역사회 참여 등 다문화가정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어려움을 보완하는 지원은 오히려 확대·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수루 전 시의원의 글 역시 구체적인 우대 제도의 존폐를 직접 논한 것은 아니다. 대신 정책 이전에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노동자를 어떤 존재로 바라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를 값싼 노동력이 아닌 존엄한 사람으로, 다문화가족을 도움의 대상이 아닌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다문화는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의 일상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X(엑스, 구 트위터)
이재명 대통령 X(엑스, 구 트위터)

◆'최초 다문화 비례 서울시의원'…정치 들어오기 전부터 이주여성 지원

1980년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난 아이수루 전 시의원은 2003년 한국에 들어와 정착한 뒤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결혼이주여성 등을 돕는 활동을 오랫동안 이어왔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서울시의회에 입성했다. 당시 서울시의회 최초의 다문화 비례대표 의원으로 소개됐다. 서울시의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 정책을 지속적으로 다뤘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 "저 역시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국민이 된 사람"이라고 밝힌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자신의 이주와 정착 경험을 정책 논쟁에 직접 대입한 발언이기도 한 것.

아이수루 전 시의원은 마지막으로 "저 아이수루는 그들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고, 그들의 삶과 노동이 정당하게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 이야기하고 행동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국적보다 존엄이 먼저"라며 "우리가 겪었던 어려움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는 시작"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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