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기억력과 집중력 등 뇌의 인지 기능이 더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장기 추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빨라지는 연관성이 확인됐으며,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두드러졌다.
2일(현지시간)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대 연구진은 50세 이상 성인 8천200명을 대상으로 1996년부터 2020년까지 수집된 미국 건강·은퇴 연구(Health and Retirement Study)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학저널(Journal of Ne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BMI 누적 평균이 100단위 높아질수록 전반적 인지 기능, 실행 기능, 기억력 모두 유의미하게 빠른 속도로 저하됐다.
연구진은 장기간의 체중 상태를 반영하는 누적 평균 BMI에 주목했다. 한 차례 측정한 BMI보다 오랜 기간 높은 BMI를 유지한 정도가 인지 기능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BMI와 인지 저하의 연관성은 추적 관찰 8년 차에 가장 강하게 나타났으며, 65세 이상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영향을 받은 영역은 기억력에 국한되지 않았다.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정리하는 능력,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 집중력 등 실행 기능에서도 저하가 확인됐다. 실행 기능은 일상생활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여러 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지 능력이다.
연구진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인지 기능 저하가 과체중 상태에서는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체중 증가와 인지 기능 저하 사이에 염증 반응, 혈류 감소, 인슐린 저항성 등이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체중이 이러한 생물학적 변화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인지 장애와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관련 치매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작동 경로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 배경에는 비만의 높은 유병률과 치매 환자 증가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BMI를 기준으로 미국인 5명 중 2명이 비만에 해당한다. 허리둘레와 관련 질환까지 고려하는 기준을 적용하면 비만에 해당하는 비율은 75%에 이른다.
연구를 이끈 조지아대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체중을 관리하면 단 2년 만에 인지 저하 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며 "BMI는 건강한 노화에 있어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연구진은 "치매에는 치료제가 없다"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을 찾아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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