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산업의 비즈니스 거점으로 건립된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가 개관 11년이 지나도록 설립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임대공간 중 섬유패션 업체가 차지한 비중은 절반이 안 되고, 섬유패션지원사업 지출 비중은 1%대에 머무르고 있다. 자립경영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한 채 대구시 재정 지원에 의존하면서 DTC의 운영 구조 전반을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3일 대구시에 따르면 DTC는 대구를 섬유·패션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밀라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천130억원을 들여 건립됐다. 2015년 개관한 DTC는 연면적 4만9천667㎡ 규모에 지하 2층·지상 9층 건물로 조성됐으며, 내부에는 섬유박물관과 비즈니스센터, 다목적홀·전시실 등이 들어섰다. 현재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이 위탁운영 중이다.
◆ DTC 내 섬유·패션업체 4분의 1도 안 돼
문제는 섬유·패션기업의 비즈니스 거점이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DTC의 임대공간 대부분이 다른 업종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현재 전체 임대공간 122개 가운데 섬유·패션업체가 입주한 곳은 29개(23.8%)에 불과하다. 공실은 3개뿐으로 입주율 자체는 높지만, 정작 핵심 유치 대상인 섬유·패션기업 비중은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사 기관인 한국섬유개발연구원(섬개연)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섬개연은 입주공간 59개 중 57개(96.6%)를 섬유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다이텍연구원 또한 입주공간 36실 가운데 35실(97.2%)에 섬유패션업체가 들어선 상태다. 이들 시설과 DTC 간 입주 조건에는 차이가 있으나, 지역 섬유기업을 집적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셈이다.
지역에 섬유·패션기업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2024년 기준 대구의 섬유·패션기업은 6천910개에 달한다. DTC 역시 쇼룸을 활용한 제품 전시·홍보, 유관기관 연계, 회의실 활용 등 다양한 입주 혜택을 내세우고 있지만, 업체들의 입주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의 한 섬유업계 관계자는 "섬유업체들이 주로 서구, 북구 등에 있는데 DTC를 동구 이시아폴리스에 만들어 놓으니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말이 많다"며 "입주 혜택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 목표로 내세운 '자립경영' 요원
DTC의 사업 방향도 섬유패션을 담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DTC가 2024년부터 올해 9월까지 유치한 국·시비 사업은 모두 26건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의 대부분이 섬유패션지원사업보다 섬유박물관에 치우쳐져 있다는 것이 대구시의 설명이다.
예산 지출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DTC의 전체 지출 31억2천157만원(이월금 제외) 가운데 섬유패션지원사업 명목으로 지출된 금액은 4천635만원(1.5%)뿐이었다. 2023년 1천만원(0.3%), 2024년 2천950만원(1.0%)에서 늘었으나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인력과 시설 관리에는 상당한 비용이 투입됐다. 지난해 DTC 직원 15명에 대한 인력운영비로 7억5천54만원이 지출됐고, 보안·청소 인력과 관련 용품 등을 포함한 시설용역비는 8억4천842만원이었다.
자립경영도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DTC는 개관 당시 3년 뒤인 2018년부터 자립운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지금까지 대구시로부터 매년 11억4천만원을 지원받아 왔다. 임대·대관 등을 통한 20억원 안팎의 자체 수입만으로는 30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충당하기 어려워 대구시 재정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DTC의 운영 구조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수입과 인건비·시설 유지관리비 등 내역을 면밀히 분석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실질적인 자립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입주공간 중 섬유패션기업 비중이 20%대에 그친다는 것은 DTC의 건립 취지와 동떨어진 결과"라며 "자립경영을 위해서는 자체 수익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직원들이 공모사업 유치 등 수익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DTC를 운영하는 조합 관계자는 "현재 기본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고 있고, 박물관 같은 경우에도 전시·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예산이 없다 보니 지원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직원들의 임금도 동결 상태다. DTC의 수익 창출은 임대와 대관인데, 100%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은 당초에 설계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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