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5000선마저 내준 가운데 과거 비슷한 급락장에서는 1주일 안에 5% 안팎의 반등이 나타났지만, 하락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평균 2~3개월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5.28% 하락한 데 이어 이날 개장 직후 8.78% 급락한 4911.28까지 밀렸다. 코스피가 장중 5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월 6일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지난 6월 19일 장중 9384.59까지 올랐던 지수가 불과 4개월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증시가 이처럼 급락했을 때는 얼마나 지나야 낙폭을 만회할 수 있었을까.
다올투자증권이 과거 증시 흐름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가 2거래일 동안 10% 넘게 하락한 이후에는 단기적인 반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급락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평균 2~3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급락 사례로는 1997년 외환위기,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0년 IT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확산, 2024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사태 등이 꼽혔다. 이들 사례의 2거래일 평균 낙폭은 11.8%였다.
급락 원인이 일시적인 금융시장 충격이었을 때는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1999년 브라질 헤알화 위기와 대우그룹 해체 위기, 2007년 BNP파리바 펀드 환매 중단 사태, 2024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사례에서는 급락 이후 1주일 이내 평균 7.6%, 2주일 이내 8.9%의 반등이 나타났다. 급락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걸린 시간도 1~2개월로 상대적으로 짧았다.
특히 2007년 8월 BNP파리바 사태 당시 코스피는 이틀간 9.9% 하락했지만, 일주일 만에 9.4% 반등했다. 한 달 뒤에는 급락 직전보다 오히려 14.2%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2024년 8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충격으로 코스피가 12.1% 급락했을 때도 일주일 뒤 7.2%, 2주일 뒤 10.4% 반등하며 빠르게 낙폭을 만회했다.
반면 경기 침체나 금융위기 우려가 누적된 상황에서는 회복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급락 이후 2개월이 지나면서 지수가 급락 직전보다 24.1%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3개월 뒤에는 4.6% 높은 수준으로 반등했지만, 1년 뒤에는 다시 37.4%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폭락장이라도 하락을 불러온 원인에 따라 회복 속도가 크게 달라졌다는 의미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거래일간 10% 넘는 폭락이 발생한 경우 1주일 이내에 5% 내외의 반등은 시도될 확률이 높다"며 "그러나 1차 반등 후 불확실성과 여진을 소화하는 과정이 뒤따르며 평균적인 관점에서 낙폭을 만회하는 것은 2~3개월 정도"라고 했다.
이어 "과거 급락 케이스들은 참고자료일 뿐 경험칙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며 "상황판단에 있어서 보다 중요한 것은 현 시점에서 변동성을 유발한 문제의 전개 방향과 그 해결 여부"라고 했다.
이번 증시 폭락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이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민주당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전력요금 상승과 수자원 사용, 지역사회 부담 등을 문제 삼으면서 AI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AI 산업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한 이유는 불확실성 확대 때문"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아울러 "글로벌 AI 기술 경쟁이 국가 안보 및 경제 패권과 직결돼 있고, 중국의 전폭적인 AI 산업 지원을 감안하면 미국 입장에서도 AI 투자를 적극적으로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 승리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겠지만 AI 패권 경쟁 측면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근원적 제한은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민주당이 강조하는 것은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전력요금 전가, 수자원 사용, 지역사회 부담 해결"이라며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이 AI 산업의 축소나 데이터센터 건설 전면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헤지펀드들의 AI 관련주 집중 노출과 손실, 레버리지 축소 압력에 옵션 매도까지 겹치며 낙폭이 증폭됐다"며 "결국 향후 시장의 핵심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가 진정되는지, 실제 AI 투자 집행이 얼마나 지연되는지, 그리고 과도하게 반영된 우려가 해소되는지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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