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현대 미술 거장 이배 작가, 모교 청도 모계학교에 3억원 쾌척

자신과 스승 이름 딴 '문곤이배장학회' 설립

이배(가운데) 작가가 23일 모교인 청도 모계 중·고교를 방문해 3억원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모계학교 제공
이배(가운데) 작가가 23일 모교인 청도 모계 중·고교를 방문해 3억원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모계학교 제공

한국 현대 미술의 거장, 이배(68) 작가가 모교인 청도 모계중·고등학교(이하 모계학교)에 장학금 3억원을 기탁했다.

지난 23일 모계학교는 이배 작가의 뜻에 따라 '문곤이배장학회'를 설립하고 매년 중학생 350만원, 고등학생 1천500만원, 미술특기생 150만원 등 2천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모계중학교 23회 졸업생인 이배 작가는 학창 시절 미술교사였던 문곤(2001년 작고) 스승으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으면서 화가의 꿈을 키워왔다.

문 교사는 집안의 반대로 화가의 꿈을 포기할 처지에 놓인 제자 이배를 위해 직접 나서서 부모를 설득시켰다. 또 이배 작가가 가정형편으로 대학 진학에 어려움을 겪자 선뜻 사비를 털어 학비까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교사 또한 한국미협 대구지부장, 한국예총 대구지부 회장을 지내면서 대구시문화상과 한국예총 예술문화상을 수상할 정도의 뛰어난 서양화가였다.

이번에 이배 작가가 수억원의 장학금을 쾌척하면서 설립된 '문곤이배장학회'는 스승과 자신의 이름을 조합해 지어졌다.

'숯의 화가'라고 불리는 이배 작가의 작품은 독창적인 화풍과 정체성의 단색화가 특징적이다. 특히 프랑스 문화예술훈장(기사장)을 아시아인 최초로 수훈 받았다.

지금까지 파리(20회), 뉴욕(5회), 유럽(이태리·독일·벨기에), 한국(29회) 등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배 작가는 스승에게 받은 사랑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작품까지 후배들에게 나누고 있다. 지난 2019년에 '신체의 기억'이라는 제목의 작품 6점을 모계학교에 영구 기증했다.

그는 이 작품(신체의 기억)에 대해 어릴적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는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누구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 어떤 친구와 지냈는지 등 고향 땅 청도의 기억을 오롯이 담았다고 했다.

장학금 약정식에 참석한 이배 작가는 "충분하지 않다. 미미한 금액이지만 학생들과 모교의 성장에 한 줌의 밑거름이라도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에 장석재 교장은 "모교를 잊지 않고 후배들에게 큰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울러 작가님의 왕성한 작품 활동도 기원드린다"고 화답했다.

한편 현재 모계학교에는 교직원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사도 장학회 등 4개 장학회와 외부 34개 단체로부터 받은 기금으로 연간 약 1억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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