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보다 더 힘들다' 눈물의 소상공인…"민생 돌보는 정책 보여달라"

당정에 유능하고 따뜻한 정책·실력 있는 보수 모습 촉구
대구 중대형 상가 공실률 16.9%…외식업체 폐업률도 전국 최고
부채 부담 낮춰줄 지원책 절실

12일 대구 중구 동성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2일 대구 중구 동성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이라는 최악의 겹악재 속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허리인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를 힘겹게 버텼지만 소상공인의 사정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와 여당 등 정치권을 향해 "이제는 민생을 돌봐야 할 때"라면서 절규하고 있다. 특히 여권에 대해 지금이야말로 유능한 보수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줘야할 때라는 강력한 촉구성 주문을 내놓고 있다.

대구 두류지하상가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박모(45) 씨는 "가게 문을 열면 오후가 되도록 마수걸이(첫 판매)를 하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라면서 "장사를 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많이 보냈지만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라고 했다.

대구시내 대표 상권인 동성로와 개강 이후 북적거려야 할 대학가 상권 곳곳에서도 공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점포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대구 중대형 상가의 올해 1분기 공실률은 16.9%로 전 분기(15.9%) 대비 1.0%포인트(p)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 공실률 13.7%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상공인 경영 침체가 가장 눈에 띄는 건 음식점이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2023년 대구의 외식업체 폐업률은 21.71%로 인천과 함께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최근 발표한 '4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전국 체감 BSI는 64.8로 지난해 동월(69.9)과 비교하면 오히려 4.6p 떨어졌다. BSI는 전반적인 경기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 실적 호전, 100 미만은 악화를 의미한다.

소득 기반이 취약한 서민과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빚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출은 갚을 길이 없고, 새로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금융권 문턱은 높기만 하다.

한계에 처한 소상공인들은 내수 소비 활성화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야당과의 힘겨루기에 빠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외면하면 더 이상의 지지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

안성익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자영업자가 힘든 것은 '부채'다. 돈을 살포하기 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부채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찾아줘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에서는 소상공인의 아우성에 대해 관계부처와 면밀히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 지금처럼 정쟁에 빠져 있는 모습으로는 소상공인들로부터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소상공인 = 소기업체 가운데 상시 근로자 수 10명 미만(광업·제조업·건설업 및 운수업에 해당. 그 밖의 업종은 5명 미만)인 사업자를 말한다. 통계청의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상공인 종사자 수는 714만여명(2022년 기준)이며 사업체는 412만여개에 이른다. 대구 지역 내 소상공인 사업체는 19만6천868개로 33만5천904명이 종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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