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핵.날치기.쌀개방대응 민자 휘청

요즘 여권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날치기파동에다 쌀개방문제까지 겹쳐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이 거세지면서 그런 현상은 훨씬 증폭되는 것 같다. 일련의 사태를 둘러싸고 여권내에서는 발뺌과 책임전가및 비방등이 난무하고 있으며 특히 쌀개방과 북한의 핵문제처리등 중요국정에 있어서는 뭔가 겉돌고 있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는게 정가의 판단이다. 그래서 최근 시중에는 역시개혁주도세력들이 사정만 잘하지 경제회생, 쌀개방과 북한핵등 국정현안에 있어서는 능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비아냥마저 들리고 있다. 당정개편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도 들린다.o...여권의 전열이 눈에 띌 정도로 흐트러진 것은 역시 날치기실패이후로 볼수 있다. 당내부에서는 제일먼저 현장지휘책임자인 김영구원내총무에게로 화살이 날아갔다. 김총무자신은 [다른 사람들이 도와준게 뭐가 있느냐]며 반발했다. 김총무는 또 날치기실패이후 여야협상에서도 야당에게 모든 것을 내주자 [민자당은 욕만 얻어먹고 얻은게 뭐냐]며 협상능력부재라는 이유로 비판을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당내부에서도 김종비대표는 남의일인양 뒷짐만 지고있었다는 푸념이 나오는등 당지도부가 분열되는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여권내부의 싸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황명수사무총장은 이만섭국회의장이 자신들의 뜻대로 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온갖 험담을 늘어놓기 시작했고 황낙주부의장도 이에 가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권의 이같은 꼴불견은 쌀개방과 관련, 책임전가쪽으로 키가 돌려졌다. 황총장도 13일 지난대선때의 쌀공약발언과 최근 쌀개방대응미숙에 대해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치고 나왔다. 다분히 내각과 청와대경제팀을 의식한 말로 보여진다. 또 이와관련, 청와대참모진사이에서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o...또다른 문제는 날치기와 쌀개방에 대해서 여권핵심부들이 대통령에게로돌아오는 화살을 피하게 하려는듯 도저히 설득력이 없는 주장을 펴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날치기와 관련 박관용비서실장은 사석에서 2일 강행처리가 대통령의 뜻이 아니었고 당측과의 {사인미스}라고 토로한 적이 있으며 대통령자신도 얼마전 [청와대지시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말했는데 정가에서는 [비난을줄이기 위해 나중에 만들어 낸 얘기일 것]이라는 식으로 쳐다보고 있다.날치기에 대해서도 여권핵심부는 좀처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덕룡정무제1장관은 10일 [황부의장이 정말 날치기를 하려했다면 실패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궤변을 늘어놓았는데 주위에서는 야당까지 한 사람이 저렇게 변할 수 있을까하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o...쌀개방문제도 대책수립과 협상대응에 있어 낙제점이라는게 정가의 공통된시각이다.

쌀개방만은 절대로 하지 않겠으며 그럴 가능성도 있다던 내각팀은 부랴부랴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을 제네바로 급파했으나 EC나 미국대표들로부터 무시를당하는 수모를 겪는 것이 다반사로 알려졌고 협상결과도 쌀을 막기 위해 다른 항목에 많은 양보를 하는등 서글픈 처지에 내몰렸다는 지적이다.특히 북한의 핵문제 경우도 대통령의 정책이 갈피를 못잡는 바람에 정부내에혼선마저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정가에서는 벌써 내년초가 북한핵문제가 중대한 고비인 점을 감안, [북한핵문제가 새정부의 실패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국의 유수언론에서도 한국의 대북한핵정책은 원칙도 없이 강경과 온건으로 오락가락하는등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김영삼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는팀스피리트문제도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결정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다가 지난 7일 클린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좀더 유연하고 합리적인 핵정책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고 갑자기 온건노선으로 방향전환을 꾀하는등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외교안보보좌팀의 능력부재도 문제지만 통일원과 안기부등 관계부처간의 불협화음도 비판의 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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