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 불고 있는 파크골프 열풍이 여전한 가운데, 대구 군위군에 조성 중인 전국 최대 규모의 '산악형' 파크골프장이 상징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하천 둔치를 넘어 산지를 활용한 대형 시설까지 등장하면서, 파크골프는 생활체육을 넘어 지역 개발과 관광 자원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경북에서도 도내 시·군들이 경쟁하듯 시설과 대회 규모를 잇따라 확대하고 있다.
◆파크골프에 진심인 군위군...전국 최초 산악형 파크골프장 조성
지난달 29일 대구시 군위군 의흥면 이지리의 한 야산. 군위 삼국유사테마파크 입구에서 일연테마로를 따라 2㎞가량 달리자 황톳빛 속살을 드러낸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는 올 9월 개장을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인 89홀 산악형 파크골프장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산허리는 3m 단차를 둔 거대한 계단처럼 변해 있었다. 암반파쇄기를 단 대형 굴삭기가 지표면의 암반을 부수고, 2톤(t)급 굴삭기와 불도저가 흙과 돌을 퍼 나르며 지면을 고르게 다졌다. 현장에는 대형 중장비 10여 대가 쉼 없이 움직이며 암반 파쇄와 토사 정리, 평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공정이 마무리되면 각 단은 폭 6~8m, 길이 50~150m의 파크골프 코스로 바뀐다. 현장 한쪽에는 기존 임야에서 옮겨온 소나무 463그루가 조경수로 활용되기 위해 놓여 있었고, 야산 표면에서 걷어낸 부엽토도 재활용을 위해 쌓여 있었다.
이곳에는 올 9월까지 1단계 사업으로 89홀이 조성된다. 초급자용 27홀, 중상급자용 36홀, 최상급자용 18홀로 구성된다. 이어 2027년 말까지 2단계 사업을 통해 91홀을 추가해 총 180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완성될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465억원, 부지는 31만2천880㎡에 달한다.
국내 최초로 조성되는 '산악형' 파크골프장인 점도 눈길을 끈다. 통상 넓고 평평한 하천 둔치에 조성되는 파크골프장과 달리, 산악형은 굴곡과 경사 등이 세밀하게 설계돼 경기의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장승탁 군위 파크골프장 조성사업 감리단장은 "자연녹지를 10% 이상 보존하고 관수에는 지하수를 활용하는 등 친환경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며 "공정률은 현재 26% 수준으로, 올 3월 토목 공사를 마친 뒤 조경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북 파크골프장 100곳 시대 눈앞
파크골프장에 진심인 지역은 군위뿐만이 아니다. 경북 각 시·군마다 파크골프장 조성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존 시설에 더해 신규 조성 계획이 이어지면서, 1~2년 사이 도내 파크골프장 수는 111곳에 달할 전망이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도내에서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은 모두 83곳으로, 총 1천773홀이 조성돼 있다. 시·군별로는 성주군이 11곳으로 가장 많고, 구미시가 8곳, 경주시와 칠곡군이 각각 7곳, 문경시가 6곳 순이다. 대구 군위군도 파크골프장 8곳 가운데 5곳이 2023년 이후 문을 열었다.
시설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홀 수 기준으로는 구미시가 279홀로 가장 많았으며, 성주군이 171홀, 칠곡군이 126홀을 보유하고 있다. 파크골프장이 여러 곳에 분산 조성된 지역과 달리,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단일 또는 복수 시설을 갖춘 지역도 눈에 띈다.
현재 파크골프장이 조성되지 않은 지역은 영주시와 울릉군 두 곳뿐이다. 이들 지역 역시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어, 영주시는 3곳, 울릉군은 1곳의 신규 파크골프장을 계획 중이다. 이들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도내 전 시·군에 파크골프장이 조성되는 셈이다.
이미 상당수의 파크골프장이 운영 중이지만, 추가 건립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각 시·군에서 향후 1~2년 내 조성할 계획인 파크골프장은 모두 28곳(666홀)이 늘어나 총 111곳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홀 수 역시 현재 1천773홀에서 2천439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파크골프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에 집중된 체육 종목이다 보니 빠른 고령화로 그만큼 수요 늘고 있고 이에 따라 파크골프장 수도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상금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각 시·군에서 개최되는 파크골프 대회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폭염과 혹한으로 경기가 어려운 한여름과 한겨울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경북 지역에서는 시·군별로 크고 작은 파크골프 대회가 사실상 매달 이어지고 있다. 지역 단위 친선 대회부터 시·군 주최 대회, 전국 단위 대회까지 대회의 성격과 규모도 점차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대회 참가 규모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지역 동호인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대회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인근 시·군은 물론 타 지역 동호인까지 참여하는 대회가 늘고 있다. 참가 인원도 수십 명 수준에서 수백 명 규모로 커지고 있으며, 일부 대회는 조기 마감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상금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 구미에서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 대회는 총상금 5천500만원이었고, MVP 상금은 무려 3천만원이었다. 지난해 9월 예천군에서 열린 전국 대회는 총상금 5천만원으로 남녀 각 1등에게 500만원, 2등 400만원, 3등 300만원이었다. 고령에서 열린 대회도 MVP 1명 3천만원을 비롯해 남녀 각 1등 500만원, 2등 300만원, 3등 200만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하지만 상금이 커질수록 부작용도 나타난다. 외지 실력자들이 상금을 노리고 대거 참가하면서 지역 동호인들이 들러리로 전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골프 프로 출신들이 종목을 전향해 대회를 순회하며 상금을 노리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대회가 상금 경쟁 중심의 경기로 변질되고, 생활체육 진흥 및 지역 공동체 축제 행사라는 본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상당수 대회가 지자체 예산이나 보조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다 보니, 참가자는 특정 종목의 동호인으로 한정되는 반면에 상금 재원은 시민 전체가 부담하는 구조여서 형평성 논란도 뒤따른다.





























댓글 많은 뉴스
"쿠팡 멈추면 대구 물류도 선다"… 정치권 호통에 타들어 가는 '지역 민심'
與박수현 "'강선우 1억' 국힘에나 있을 일…민주당 지금도 반신반의"
취업 절벽에 갇힌 청년들 "일하고 싶은데 일자리가 없다"
"한자리 받으려고 딸랑대는 추경호" 댓글 논란…한동훈 "이호선 조작발표" 반박
"김정일 장군님" 찬양편지·근조화환 보냈는데…국가보안법 위반 무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