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간 최대현안이던 포괄경제협상의 결렬은 앞으로 양국관계에 상당한 파장을 부를 전망이다. 정상회담후 클린턴대통령과 호소카와(세천호희)총리는 경제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문제 공동대처와 인구.환경분야 협력등 양국간 정치.안보분야는 영향을 받지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측에슈퍼301조 부활등 보복움직임이 없지않아 무역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부정할 수만도 없게됐다.증세문제 곤경을 겨우 벗어나 방미길에 올랐던 호소카와 총리는 그럼에도 협상결렬이라는 {외교적 실책}과는 상관없이 의기양양하게 귀국, 눈길을 끌었다.일본내 분위기가 미국과의 협상이 깨진데 대한 걱정과 비난은 커녕 당당히잘했다고 박수를 보내는 상황이 된 때문이다.
언론들의 표현을 빌리면 이번처럼 미일정상회담후 미리 준비한 합의성명조차발표하지 못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태다. 과거 대미협상과 정상회동에 {결렬}이란 없었는데 최초로 {상식}이 깨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협상내용은 뒷전에 미뤄놓고 {일본이 처음으로 {NO}라고 말했다}고 마치 승전보를 전하듯 보도하고 있다.
이번 미일정상회담의 테마는 크게 3가지였다. 즉 @양국간 종합적 경제정책분야와 @개별분야의 시장개방, 그리고 @지구적 현안에 대한 협력문제등이다.그 가운데 다른 분야는 의견일치를 보았으나, 정부조달과 보험, 자동차및 그부품개방을 둘러싼 개별시장 분야에서 이견이 팽팽했다. 미국은 이들 시장개방의 진전을 매년 확인할 수 있게 이른바 {삭치목표}를 정하자고 주장한 반면,일본은 목표치를 정하는 것은 관리무역이라고 반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양국은 작년7월 동경서미트(선진7개국정상회담) 당시 클린턴대통령과 미야자와(궁택희일)총리가 포괄경제협의 개시에 합의한 이후 정부간 협상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일본관료들이 협상의 최대장애}라고 미국관리들이 볼멘소리를터뜨릴 정도로, 일본의 외무성(정부조달).통산성(자동차).대장성(보험)관리들은 개방목표치 설정요구에 강경히 버텼다. 클린턴-호소카와회동은 마지막정치적 타결을 시도한 것으로, 미국은 과거처럼 일정한 양보를 기대했다고 할수있다.
그러나 호소카와총리는 자신이 국내의 행정규제 완화를 외치면서 정부간 수치규제 요구에 응하는 모순을 범할 수는 없었다. 또 유럽과 아시아각국이 미국의 목표치설정 요구는 지나친 것이며, 자유무역 정신에 위배된다는 입장을보이는데 고무된 측면도 있었다. 결렬을 이유로 미국이 제재조치를 취하면GATT에 제소하겠다고 큰소리 치는 배경이기도 하다.
결국 호소카와가 내심 노린 것은, 종래의 자민당정권과 다른 협상태도를 보이겠다는 의지였다. 과거 대미협상을 {비단벌레 외교}였다고 지적, 애매하고원칙없었음을 은근히 비난한 것은 그걸 말해준다. 이제 국력에 맞게 할 말은하고 거부도 하는 원칙.대등의 대미외교를 펴나간다는 것이다. 이는 연립정권 등장후 목청이 커진 관료사회의 영향력 때문이기도 하다.호소카와의 이같은 계산은 미국에 항상 열등의식을 지닌 일본인들의 {극미정서}와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결렬에 대한 걱정보다 묘한 쾌감을느끼는 분위기, 신기해 하고 자못 대견스러워 하는 반응 일색이다. 언론들은지금까지 대미협상은 {합의 강박관념에서 나온 선물과 사죄외교}, 즉 양보아니면 정치적 타협으로 점철돼 왔다며 모처럼 대등하고 어른스런 양국관계의막을 열었다는 성취감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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