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4일 일부 야당과 보수진영의 강력한 반발에도 형사소송법 개정 법률안을 처리했다. 형사사법 체계를 다룰 때는 국민의 편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반대한 야권이 촉구한 거부권 행사도 거절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여당 내부에서조차 더 다듬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속도전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 일각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두고, 2020년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취득·보유·양도 세제를 대폭 강화한 7·10 대책 발표 이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도가 추락한 사례를 고려해 공급 대책과 함께 부동산 정책을 다뤄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헌정사에서 집권 초반, 의욕을 앞세웠다가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한 정부가 적지 않았다는 점은 속도전을 강조하며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에 나선 이재명 정부가 곱씹어봐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이명박 정부 '정치자본 과소비', 문재인 정부 '부동산 폭등'
임기 초 높은 지지율과 여대야소의 풍부한 정치적 자원 등을 바탕으로 강력하게 정책을 밀어붙였다가 역풍을 맞은 대표적인 사례는 이명박 정부(실용정부)다.
전문 경영인 출신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실용정부는 임기 초반 60~70%대 국정지지율을 믿고 ▷미국산 소고기 수입 ▷한반도 대운하 구상 발표 ▷공기업 개혁과 민영화 ▷정부조직 개편 등을 밀어붙였으나 대규모 촛불시위에 막혀 취임 100일 만에 국정운영 동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 정치권에선 "임기 초기 정치자본 과소비" 사례로 실용정부를 꼽는다.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 역시 취임 직후 80% 안팎의 국정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 ▷탈원전 정책 가속 ▷부동산 규제 강화 등을 강력하게 추진했으나 지지층 일부와 중도층이 이탈하면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임기 말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아파트 값 폭등 정부, 원자력발전기술 후퇴 정부'라는 별명이 붙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초기 ▷대통령실 용산 이전 ▷검찰 출신 인사 중용 ▷경찰국 신설 등으로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여소야대 정국을 뚫지 못하다 비상계엄 선포로 자멸했다.
◆ 이재명 정부 시험대 올라
임기 초반 비상계엄 연루자에 대한 사법절차를 진행하며 국민의 시선을 끌었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공을 들였던 이재명 정부는 수적 우세의 여대야소 형국을 이용, 정책에 과감성을 드러내고 있다. 각계의 우려에도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폐지한 데 이어 부동산 대출·투기 억제 정책, 과세 강화에도 엑셀레이터를 밟고 있다.
정부는 3일 부동산 보유·거래세 인상, 생산적 금융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 등의 내용을 포함한 2026년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야당에서는 '세금 핵폭탄', '세제 개악'이라며 총공세에 나섰고 발표 하루만인 4일 여당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두텁게 하고 보완할 부분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겠다"며 보완 필요성을 공식화했지만 정부의 의지는 강하다.
정치권에서는 역대 정부들이 ▷초기 고지지율 ▷"지금이 개혁 적기" 판단 ▷속도전·강행 ▷이해관계자 반발 ▷소통 부족 인식 ▷지지율 하락 ▷정책 수정 또는 국정운영동력 약화의 과정을 밟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재명 정부의 정책 '마이웨이'도 비슷한 궤를 밟아가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특히 경제·부동산·연금·에너지처럼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정책일수록 초기 지지율만 믿고 빠르게 추진하면 반발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뚜렷했는데 이재명 정부가 이를 어떻게 정책으로 소화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론 변화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는지가 정권의 성패를 가른다"면서 "이재명 정부도 지금 그 시험대에 올라 있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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