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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선인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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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전원) 열 둘미수의 고민들을 들으면서 나는 그에 관한 것이라면 차라리 큰 걱정거리도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미수는 자신이 선택하는 일에 있어서 제말대로 책임을 다하는 아이인 것만은 분명하니까. 게다가 그애는 모든 선택을비교적 합리적으로 하고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므로. 모든 걸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이었다. 난 더 이상 언니로서의 어쭙잖은 충고따위는 하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내가 미수에게 충고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혜수의 이야기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세세한 것들은 생략되었다. 난 아쉬웠지만 혜수가 그에 대한 것들을 신상 명세 수준으로 듣게 된 것만도 다행으로 여겼다. 극히 말이 없는 혜수가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 것만도 전에 없던 일이 아닌가.

어쨌든 혜수도 사랑을 하고 있으니만큼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을 누군가가 필요했던 모양이었다. 우리가 그 대상으로 선택된 것은 혜수와는 가장 가까이에있었고 미수의 일처럼 비교적 혜수의 행동들도 있는대로 받아들이려는 작정을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혜수는 그에 대해 최소한의것만 이야기하였다.

그는 음악(어떤 종류인지는 말하지 않았다)을 하고 있으며 미국의 애리조나주립 대학에 유학을 다녀왔다고 했다. 가끔 마임을 무대 위에 올리기도 하며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어릴때는 아프리카며 중남미 중에서도 후진국만을골라 이곳저곳을 돌아 다니기도 했다고도 하였다. 겉모습 이외의 것을 말하지않는 것에 대해 미수가 잠시 불만을 표시했지만 혜수는 정말 자신도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판단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나는 미수가 잠깐 화장실 간 틈을 타서 내가 그날 호텔까지 갔었던 것에 대해서 먼저 고백을 하였다. 그리곤 나도 결혼전이라고 해서 깊은 관계를 갖지말아야 한다고 고집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다소 진부하게 늘어 놓았다. 그리고 나나 준수 때문에 혹 결혼을 생각지 않는 것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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