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에로스의 낙제생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나는 국민학교 동창모임이 있다. 그들을 만날 때는 가식과 교만을 부리지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내 일을 한답시고 이제껏 그림에만 매달려 단편적인삶을 꾸려온 나에게는 그들과 공통분모가 적어서, 항상 말하는 것보다 듣기만하는 편이다.남편들의 직업이며 아이들 이야기등 나이가 바뀜에 따라 우리가 하는 대화도 늘 달라지지만 [결혼을 하라], [하지마라]의 표현들이 나로 인해 대두된다. 어떤 친구는 [결혼이란 별것이 아니다. TV볼때 남편에게 편안히 등 기대어 보는 것 뿐이다. 니는 우리처럼 밥하는 아줌마가 아니고 자기일을 할수 있는 것이 부럽다]고 한다.

또 한 아줌마는 [그래도 살아가는데는 미우니 고우니해도 남편밖에 없다]는친구, 그녀 얼굴엔 자잘한 행복이 스며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그리고 이 모임뒤에는 내가 혼자라는 것이 조금은 뒤숭숭한 기분이 들면서옛날 나에게 열렬히 연애편지를 한 남학생이 생각난다. 그 편지를 징그러운물건 만지듯 늘 뜯어 보지도 않고 그대로 던져 버린 기억들이 있다. 왜 그랬을까? 오만과 교만으로 똘똘 뭉쳐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한 어린시절의어리석음. 지금 그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사랑이란 뜻을 조금은 알 나이가된 현재 지나간 세월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변해 가슴속에 자리를 잡는다.오늘은 잿빛 하늘이 나를 센치한 우리속으로 스며들게 한다.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이 치마를 살랑거리게 한다. 또 그 바람이 산뜻한 손님이 되어 가슴속으로 차올라 갑자기 외로움을 만든다.

신의 땅을 넘본 인간에게 화가난 제우스가 완전체이던 인간을 반쪽으로 갈라놓고 말았다지 않든가. 제 반쪽을 찾아 다시 온전케 하는 열망과 힘이 바로 {에로스}사랑이라 하였거늘 내 무슨 건방으로 혼자이고자 했던지, 이제사독신자는 사랑의 낙제생이요, 반만큼의 사랑을 채울줄밖에 모르는 것인지자꾸 생각케 된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조국 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상계엄 사과를 촉구하며, 전날의 탄핵안 통과를 기념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극우 본당을 떠나...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기관 2차 이전 작업을 본격 착수하여 2027년부터 임시청사 등을 활용한 선도기관 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차...
대장동 항소포기 결정에 반발한 정유미 검사장이 인사 강등에 대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경남의 한 시의원이 민주화운동단체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