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리미엄 상실...힘겨운 득표전

대구.경북지역에서 치러진 역대 보궐및 재선거는 거의 여당후보가 휩쓸었다.무소속및 야당후보가 대구지역 보선에서 당선된 것은 지난해 동을보선에서서훈후보가 처음이다.보선에서 여당후보가 이처럼 강세를 나타내는 이유가있다.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을 최대한 이용하는데다 당력을 보선지역에 집중할수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동을보선에서도 민자당은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조직을 동원했다. 무제한에 가까운 선거자금도 살포됐다. 이러고도 불안해 정부.여당은 대구선 이설등 각종 공약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동을보선은 과열을 넘어 극심한 타락선거로 치달았다. 그런데도여당후보는 참담한 패배를 안았다. 새정부의 정치개혁 의지도 빛이 바랬다.정치개혁을 외친 문민정부가 오히려 과열.타락선거를 조장했다는 비난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동을보선은 우리 정치사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동안 미루고 있던 정치개혁 법안들이 속속 국회에서 통과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 정치개혁 법안중 하나가 이번 대구수성갑과 경주시 국회의원 보궐선거부터 적용되는 통합선거법이다.

돈 안드는 선거를 치른다는 취지로 올해3월 공포된 이 통합선거법을 두고 여당의원들은 속내의까지 몽땅 야당에게 벗어준 꼴이 됐다고 불평했다. 야당및무소속 후보보다 조직과 자금면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여당후보들이 종전관행대로 선거를 치를 수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여당후보들은선거철에만 지역구에 내려와 선거를 치르면 됐다. 공무원과 관변단체, 수만명의 당원조직을 이용, 적당한 선거자금을 뿌리면 앉아서 당선될 수도 있었다.그런데 통합선거법은 종전의 선거관행에 쐐기를 박았다. 수성갑과 경주시 보선에서 우선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여당후보도 야당및 무소속 후보들처럼 발로뛰지않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선거초반 수성갑의 정창화후보와 경주시의 임진출후보는 야당및 무소속후보 못지않게 유권자 접촉에 적극 나서고 있다.폭염속에서도 하루 4-5차례의 개인연설회를 가지고 있으며 새벽부터 밤늦은시각까지 강행군의 연속이다.

정.임후보는 그러나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당 공조직의 움직임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통합선거법이 금권선거를 철저히 차단함에 따라 당원교육및 당원단합대회 등을 통해 돈맛에 길들여진 공조직원들의 {금단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 {금단현상}은 단순히 선거운동에만지장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후보에 대한 선거정보 수집이 늦어지는것은 물론 부정선거 감시의 소홀로 이어지고 있어 보다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있다.

또 중앙당과 시.도지부차원의 지원이 끊긴 것도 두드러진 변화다. 지난해 동을보선에선 중앙당에서 권해옥사무부총장이 거의 상주하다시피하면서 지원에나섰다. 그리고 대구지역의 모든 지구당을 동원하고도 모자라 민자당 경북도지부와 경북지역 일부 민자당 지구당에까지 동별로 책임구역을 할당했다.그런데 이번 수성갑보선에서 민자당의 정창화후보는 대구지역 지구당의 도움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구지역 민자당지구당 위원장들조차 선거사무실에 얼굴을 내밀기를 꺼리고 있다. 민자당대구시지부 김종한사무처장이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시지부차원에서 직능조직을 가동하고 각지구당에 수성갑 유권자중 연고자를 찾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그 성과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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