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타인의 시간(47)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언니는 정말 내 말을 곧이 들었던지 그날밤 거의 잠을 안자는 것 같았다. 언니의 마음이 진심인 것 같아 나는 더 이상 따질 수가 없었지만 여전히 화가풀리지 않긴 마찬가지였다. 언니가 자든 말든 나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누워서 생각할수록 아까워 나는 잠들 때까지 툴툴거렸다. 언니는 물론 단 하루도못가 언제 고민했더냐는 듯이 푼더분히 잠 속으로 빠져들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밤이 좋았다.참, 그러고보니 요즘 언니가 좀 이상해진 것 같았다. 그렇게 잠이 많던 언니가 요즘 들어 통 잠을 못 이루는 것 같았었고, 얼굴도 많이 상해 있는 성싶었다. 나는 어머니 일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무심히 보아 넘겼더랬는데,그렇다면 작은오빠 말처럼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 나는 공연히 마음이 불안해졌다.

어젯밤도 언니는 늦도록 잠을 못 이루고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렸다. 내가얼풋 잠이 들었는가 그랬는데, 언니가 나직이 나를 불렀다.[승혜야, 자니? 안 자면 내쪽으로 돌아누워봐.]

[왜 그래, 언니. 몇 신데?]

선뜻 눈이 떼지지않아 나는 여전히 언니 쪽으로 등를 보인 채 잠꼬대하듯 중얼거렸다.

[두시야. 잠이 안 와서 그래. 안 자면 나하고 얘기 좀 해. 미치겠어.][언니도 내일 출근해야 되잖아.]

[하룻밤 안 잔다고, 설마 죽기밖에 더하겠니.]

나는 마지못해 언니 쪽으로 돌아누웠다. 언니가 나를 힘껏 껴안았다. 나는그제서야 눈이 떠졌다.

[엄마가 미워 죽겠어.]

언니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가늘게 어깨를 추스르며 흐느끼고 있었다.나는 언니의 등을 감쌌다. 언니가 꼭 내 동생처럼 애처로워 보였다.[나도 그래, 엄마가 꿈에 나타나면 말도 안할 거야.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꿈에도 안 나타나.]

[난 꿈에 나타나면 마구 욕해 줄 거야.우리 가슴에 대못을 박은 원수라고.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있니]

내 가슴에서 얼굴을 뺀 언니가 손 끝으로 눈물을 찍어내며 말했다. 어둠 때문에 언니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나는 언니의 얼굴이 퉁퉁 부었다고 생각했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반발을 해명하며, 고령이나 건강 문제로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민의 땅을 강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데이터 전송량 증가로 국내 광통신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으며, DCI 수요 증가로 인해 광부품의 수주 물량이...
경기 파주시는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23일, 24일, 26일 생활쓰레기 배출을 금지하며, 인천시는 24일부터 27일까지 특별 관리 체...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