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지성사에서 최근 펴낸 문형렬씨의 '바다로 가는 자전거' 박인홍씨의 '명왕성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송하춘씨의 '하백의 딸'등 3권의 창작집은 현실을보는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과 관련,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준다.대구 출신 작가인 문형렬씨의 세계를 보는 눈은 어둡고 막막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고있다.장편소설 '바다로 가는 자전거'는 포항의 한 철강회사에서 용광로를 맡고있는야근노동자와 그의 아내의 12시간여의 삶의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이 소설은 기존의 노동자를 내세운 소위 민중문학 계열의 노동소설과는 구조가 판이하게 다르다. 작가는 시간대에 따라 남자주인공 조용호와 여주인공 미순의 시점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현실과 회상이 교차하는 색다른 소설공간을 마련하는데 제임스 조이스에서 시작된 '의식의 흐름'이 효과적으로 원용되고 있다.
소설의 중심축에 뇌성마비로 태어난 세살짜리 아들 묵이를 두고 용호의 야근노동자로서의 고단한 삶, 미순의 끈질긴 생에의 의지를 작가는 꼼꼼하고 잘된세태소설류의 묘사를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다.
결국 작가가 이 소설에서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오렌지족, 졸부등 물질적으로 이 사회의 상층부에 있는 소수의 계층을 제외한 오늘을 살아가는 이 땅의다수의 한국인에게 절망과 무력감과 부정을 넘어 생에의 희망이 강하게 남아있다는 것이 아닐까.
문씨가 출구없는 듯한 삶 속에서도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반면, 박인홍씨는 '똥통 속의 넝마주이' '남원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등 모든 작품에서 황폐와 허무와 절망에 내던져진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기존의 질서와 기존의 전통적 소설기법을 깡그리 무시하고 있는데 성조차도 비애와 권태에 다름아닌 것이 되고 만다.
한편 송하춘씨는 인간의 선의를 믿고 세상의 질서를 지향하는 균형의 미학이두드러지고 있다. '유타통신'에서 그는 자아를 강하게 의식,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의 대부분의작품들은 이세상의 조화에 너무 집착, 현대사회의 부정적 성격의 탐구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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