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 국정감사 (18)

"아니, 그게 그렇게 준비가 필요한 사항입니까?"" "

"좋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조의원은 쉽게 허락을 했다. 그의 얼굴에 일순 조소같기도 하고, 실소같기도한 웃음이 한점 묻었다가 지워졌다.

"다음으로 박상용대변인께 보고드리겠습니다."

윤지사는 박의원을 대변인이라고 소속당내의 직위를 깍듯이 호칭했다. 비록국회의석 수로는 10명 미만이어서, 교섭단체 구실도 못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당의 대변인이고, 그래서 대변인이라고 호칭해주는 것이 단순한 평의원으로부르는 것보다는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격상시키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나름대로의 복안에서 그렇게 호칭을 붙인 것이다.

"먼저 골프장의 난립으로 인해 의원님들한테까지 심려를 끼친데 대하여 매우송구스럽게 생각하면서, 현재 골프가 우리 사회체육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에대해서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저 개인으로는 골프를, 몇 번 필드에나가보기는 했습니다만, 체질적으로나 적성으로 봐서 별로 좋아하질 않습니다. 아까 박의원님께서 우리나라에 있는 골프장이 1백70여개도 넘는다고 걱정을 크게 하셨는데 앞으로 추세를 보아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4~5년 후에는2백50~3백개소로 전망하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라고 듣고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하면 골프가 지금까지 갖고있던 개념, 일테면 귀족운동이라던가, 특수층만의 전유물에서 일반적인 대중사회체육으로 모습을 바꾸어 가고 있다는 걸 설명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최근 어느 잡지에서는 골프인구가, '인도어'라고 해서 실내 골프장을 이용하는 사람들까지 포함시켜50만명으로 추산해 놓은 것을 본 일이 있습니다. 이는 정구니, 배구니, 농구니 하는 대중보편화된 운동선수들보다 앞지르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앞으로 균등한 체육진흥책에 따라…"

이때 박상용이 손바닥으로 자기 책상을 탕탕 두들겼다. 그리고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저어, 윤지사. 답변을 좀 멈추세요. 지금 윤지사하는 답변을 들어보면 내질문이 우문현답이래도 좋을만큼 턱도 없는 이상한 방향으로다 답변을 하고 있는데 본의원이 묻고있는 것과 윤지사가 대답하고 있는건 동문서답도 그런 동문서답이 없단 말예요."

그는 여기서 준비해온 서류를 잠시 뒤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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