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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독자에 훈훈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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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파 사건이 상징적으로 드러내주듯 우리 사회의 도덕률이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출판가에 메마르고 이기적인 사회에 경종을 울리거나 '희생적 사랑'을 확인시켜 주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김종우씨(38·여)의 '내가 촛불이야? 꺼지게'(심음과 거둠 펴냄)는 이미 두아이를 가진 가정에서 한 팔밖에 없는 만 한살도 안된 장애아를 스스로 입양, 3년 동안 키우는 과정을 기록한 유별난 육아일기로 일상에 매몰돼 살고있는 현대인들에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 김씨는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 사랑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생각 끝에 남편과 상의해 장애아 재혁이를 입양, 결과적으로 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해도 좋을만큼 사랑의 귀함을진하게 체험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씨의 일기는 입양한 재혁이가 왼쪽 팔에장애만 있을 뿐 마음과 정신은 참으로 온전하고 고운 것처럼 이 땅에서 버림받고 있는 많은 생명들도 따뜻한 사랑과 건강한 보살핌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다면 얼마든지 아름답고 튼튼하게 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반성문쓰기 확산운동 준비모임이 엮은 '열린 사회를 만드는 우리들의 반성문'(명진출판 펴냄)은 행위예술가 소니아 한이 94년 4월부터 각계각층의 시민들로부터 반성문을 받아 삼베천에 기록한 후 '반성문 퍼포먼스'라는 이름의행위예술 공연을 한 것을 계기로 시민들의 반성문을 모아 정리했다. 이 책에는 전자회사를 다니며 뒤로 물건을 빼돌려 유흥비로 쓰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지금은 노점상을 하는 윤정구씨등 자신의 허물을 보여주는데 주저하지 않는 1백11명의 진솔한 반성문이 씌어있어 가슴으로 읽히고 있다.백랑기씨가 쓴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어요'(도서출판 삼승 펴냄)는 소위 지존파 사건의 조직원인 김현양을 추적한 실화로 수기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는 김현양에 대해 호기심과 분개심을 동시에 느끼고 그를 이해하기위해 경찰서, 구치소, 아지트, 주민, 그의 어머니, 동생, 의붓아버지까지 방문, 총체적 진실 재구성에 나섰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8월 강원도 삼척 인근 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진 세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자신은 숨진 고 배문한 신부의 유고집 '꿈보다 현실이 아름답다'는 일생동안 사랑을 외치고 또 목숨을 바쳐 사랑을 살던 한 사제의 고귀한 모습이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글들은 평소 미사와 강론을 위해 노트에 적어놓았던것으로 신자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또 그 이름을 빛내는 사람이 될 수있도록 노심초사해온 한 신부의 생각들이 쉽고 우아한 문체에 담겨져 마음을사로잡고 있다.

<신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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