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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문화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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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첫 해에 4개 기전의 본선에 진출, 일대 기염을 토하며 {중견급 신인}으로 자타가 공인했던 김영삼 초단이 {신인상}후보에서 탈락한 것은 아까운 일이었다. 구랍 10일 기준으로 김초단은 120명 한국기원 프로기사 가운데 5단이하의 저단진 중에서는 60승18패(승률 76.9%)로 최다승 및 최고승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김초단이 {신인상}을 놓친 것은 일종의 연쇄반응에 의해 {감투상}후보였던 김승준 3단이 {신인상}으로 밀려났기(?) 때문이었다. 현역 육군 일등병인 김3단은 병영에 얽매인 몸임에도 불구하고 제17기 국기전(경향신문 주최)의 도전자가 되어 이창호 국기와 5번기의 타이틀 매치를 벌였다. 결과는1승3패. 그러나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함으로써 군인의 기백을 과시했고 이창호를 꺾을 수 있는 {또 한사람}으로 각광받았다.{감투상}의 수상자는 노장 조남철 9단. 일선에서는 영영 사라진 것으로 보였는데, {아직은}이라는 듯 왕년의 저력을 보여주며 제18기 국기전 본선에 진출해 최고령 본선진출의 기록을 세웠다. 조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바둑계실정에 비추어 볼 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조남철 9단은 우리 바둑의 아버지요, 대부요,{최고 어른}이다. 그런 조9단이 아무리 오래간만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비록 최고령 본선진출의 신기록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어땠을까 하는 느낌을떨치기 어렵다. 타이틀 획득이었다면 얘기가 다르다. 평생에 본선진출 한번못하는 기사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바둑계의 태두로 추앙받는 {어른}에게, 초창기 10여년을 독주하면서 온갖 영화를 누렸던 {어른}에게 오래간만에 본선에 진출했다고 해서 {감투상}을 수여하는 것이 과연 격에 맞는 일이었는지를 되새겨 보게된다.

조훈현 9단이 앞으로 20년후, 늙고 이빨 빠져 누구도 그를 무서워하지 않는데, 그럴때 어쩌다가 조9단처럼 본선에 하나 올라갔다고 해서 그에게 {감투상}을 수여할 것인가. {감투상}은 대가에게 어울리는 상이 아니다. {감투상} 같은것은 대가에게는 주지 않는것이 오히려 예우하는 일일 것이다. 조남철 9단을 어떤 식으로든 예우하고 싶었다면 차라리 {바둑문화상}의 심사위원장을 맡길 일이었다. 심사위원장을 맡아야 어울릴 사람에게 {감투상}을 주는것은 자칫하면 코미디가 된다.

상은 엄정하고 타당해야 한다. 인정상, 어떤 특정인을 배려해서 {안배}해서는 안된다. 그래서는 상의 권위도 없어지고 받는 사람도 감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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