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 당대표에 이춘구의원을 기용한데는 당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천명과 함께 몇가지 분명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있다.첫째는 이대표가 3김씨중 한사람인 김종필전대표의 퇴진에 이어 들어섰다는정치권의 세대교체 의도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대표는 김전대표보다 8세아래로 연령면이나 정치경력면에서 두 사람사이에는 분명 선을 그을 수 있으며 같은 세대는 아니라는 점이다.김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이대표를 지명하면서 "이대표는 차세대를 기르기위해 모든 것을 바칠 분"이라고 강조한 것이 바로 이를 말해주는 대목이다.둘째는 당을 엄정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는 점이다.당초 청와대 참모진은 당내 중진실세의 기용을 건의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장고끝에 '이춘구 카드'를 선택했다.
중진실세중 한사람을 대표로 기용했을 경우 빚어질지도 모를 후계구도 가시화에 따른 통치권의 누수현상에 대한 경계와 함께 이들간의 경쟁과 반목이몰고올 당내분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정원식전국무총리의 발탁을 막판까지 검토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특히 여기에는 '당내정치 불용' '차기경쟁 시기상조'에 대한 경고의 뜻도 강하게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대표는 대권과는 무관하고 자신의 세를 확대하거나 분파의도를 드러내지않는 정치인이다.
이런 점에서 그는 차기주자로 거명되고 있는 김윤환 이한동 최형우의원과는분명 다른 위치에 서 있다.
이 때문에 '이대표 카드'는 김대통령의 당초 의도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그의 발탁 배경에는 또 김대통령이 이날 이대표를 "일에 있어 차질없이 충실하게 소임을 다하는 분"으로 평가했듯이 그의 원칙주의적인 업무추진 스타일이 김전대표의 퇴진으로 흐트러진 민자당을 봉합하는데 적합하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 같다.
셋째는 이대표가 충북출신이라는 점에서 김전대표의 탈당과 신당창당으로 흐트러진 충청권을 수습하려는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특히 지방선거가 목전에 닥친 상황에서 이 지역의 김전대표에 대한 동정여론의 차단을 위해서는 이대표가 적격이라는 점이 고려된듯하다.또 이대표가 지난 87년 민정당대통령선거본부장과 92년 대선때 사무총장으로선거대책부위원장을 맡는등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참작됐으리라는 분석이다.
이대표가 대표에 취임하면서 4대 지방선거에서의 필승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대표체제는 적지않은 문제점과 난관도 예상되고 있다.먼저 이대표가 과연 민자당이 김전대표를 퇴진시키면서 부르짖어온 세계화에걸맞는 인물이냐는 국민들의 시선이다.
일부에서는 이대표가 김전대표와 마찬가지로 군출신이고 더구나 김대통령이철퇴를 가한 '하나회'출신일 뿐 아니라 5.6공 사람, 특히 노태우대통령의오른팔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측은 이대표가 지명되자 말자 "민자당의 세계화가 육사8기에서 14기로 바뀐 것이라면 앞으로 전개될 정국이 실로 암담하기만 할 뿐"이라며"6공때 대표는 대통령이, 사무총장은 대표가, 장관은 총리가 됐으니 문민정부는 6공의 재탕인지, 군사독재정권의 재연인지 참으로 암담하기 그지 없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또한 이대표가 지난번 정기국회때 국회부의장으로서 새해 예산안을 날치기처리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야당과의 관계가 결코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함께 원칙과 기준에 집착하는 업무 스타일과 특유의 인상으로 화합형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그가 국민여론과 인기, 감을 중시하는 주도세력인 민주계와의 조화를 제대로 이뤄 나갈지도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특히 중진실세들의 당직배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소 상황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그들과의 당내 역학구도가 자칫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경우 당의 단합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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