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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시의 푸른나무(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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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말야, 강변파를 쓰냐, 우릴 쓰냐를 두고 안에서 의견이 있었나봐. 놈들은 산목동 굴집(철거촌) 내쫓는데 식구들을 동원시켰잖아. 그쪽은 여론이 좋잖아, 우릴 택했대"불곰형이 말한다.

"새벽 기습이야 그렇다치구, 애들한테까지 왜 각목을 휘둘러. 개새끼들. 그건그렇구, 우린 아직 일건이 안떨어졌다는거군?"

"곧 접촉이 있겠지 뭐"

"우리 사업장은 쇠(돈)가 괜찮으니 보리떡판(철거사업)까지 손댈 필요는 없지.막 가기 전에는"

"조직이 털털이(빈 주머니)들 생존까지 박살을 내는건 갈 데까지 가버린거야.아무리 쇠세상이지만. 게임에는 최소한의 룰을 지켜야지. 상무님이 늘 강조하는 말 아냐"

불곰형이 말한다. 불곰형과 쌍침형은 훈장이 두 개씩이다. 호텔(감방)은 자주갔다 올수록 관록이 붙는다. 오래 살아도 관록이 붙는다고 기요가 말했다. 기요와 짱구는 훈장이 없다. 구류만 살고 나왔다. -호텔 이년만 살고 나오면 학자가 돼. 쯩만 있는 먹물쯤이야 뺨치지. 최소한 쉰권의 책은 읽고 나온대. 되먹은 먹물과 동기가 되면 실력이 부쩍 늘어 나오구. 기요가 훈장이 부러운듯말했다.

"형, 찡오의 평은 어때? 끈말야"

쌍침형이 묻는다.

"일주일 있다 이감해서 잘 모르나봐. 우르르 들어왔다 우르르 떠났다니. 칠,팔년 전이라면 데모 한창 때 아냐. 참, 여기 기원에 더러 올걸. 바둑을 좋아하나봐. 선거사무소도 가깝구"

쌍침형이 침묵한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다.

"자네 사건으로 한동안 식구들 사기가 말이 아니었어. 애들이 불끈하며 당장찍으러 가자는 의견도 냈구"

불곰형이 말한다.

"그럴테지. 면목이 없어"

"그래서 성지산 훈련장에 캠프를 차렸어. 강훈련에 돌입했지. 삼개조로 나누어. 각 조가 스물댓되나. 올해 졸업한 신입들을 받았거던. 그 차판에 끈이 생긴거야. 기회가 맞아떨어졌어"

"내가 빨리 회복돼야 할텐데"

"이번 찍는데 넌 빼겠대. 다시 팔찌차면 넌 최소한 십오년이야""십오년이면 어떻구 무기면 어떼. 어차피 훈장달구 호텔살 몸. 형이 말해줘.내가 끝장을 볼테야!"

-내가 끝장을 볼테야. 이런 교육으론 안돼. 교육이 썩으면 나라 전체가 썩고병들어. 봉투챙기는 교사가 어떻게 학생에게 정직과 성실을 가르쳐. 달달 외게하는 교육이 무슨 교육이구. 썩은 관료주의에 어떻게 자율을 기대할 수 있어.붕대를 감고 온 날, 아버지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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