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리 입찰시대

'돈 맡길 은행도 입찰로 결정한다'은행의 자금유치 경쟁이 치열해지자 거액의 자금주들이 자금운용 수익을 높이기 위해 친분보다는 각 은행의 금리 제안을 받아 돈을 맡길 은행을 선정하는일이 지역에서도 보편화되고 있다.

대규모 공사 발주때 공사비 입찰로 시공업체를결정하는 것처럼 돈도 보다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쪽으로 움직이는'금리 입찰'시대가 열린 셈이다.최근 10억원의 돈을 맡길 은행을 찾던 대구의 모 의료보험조합은 대구은행과대동은행등 4~5개 은행의 금리 제안을 받아 가장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 은행을거래은행으로 결정했다. 또 대구의 모대학도 14억원을 1년간 맡기는 조건을 내걸고 은행들로부터 금리를 제시받았다.

거액 자금주들이 이처럼'금리 입찰'을 보는 것은 한 개 은행이 일방적으로제시하는 고금리의 신탁상품에 돈을 맡길때보다 자금운용수익이 훨씬 커지기때문. 즉은행들간의 유치경쟁으로 연 금리가 신탁상품의 13~14%선보다 0.5%내외,많게는 1%선까지 높아질 수도 있기때문이다.

경쟁 은행이 제시한 금리 정보를 입수,당초에 제안한 금리를 수정해 다시 제안하는 금리 눈치경쟁도 치열하다. 모 은행의 경우 14억원의 대학자금 유치경쟁때 연 금리 14.3%를 마지노선으로 정했다가 경쟁은행보다 낮다는 정보가 입수되자 관계부서 협의를 통해 곧바로 14.5%로 높여 제안키도 했다.그러나 이같은 금리입찰에 대해'은행간의 지나친 외형경쟁이 빚은 폐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내실은 도외시한채 수신고경쟁에만 몰두함에 따라나타난 이상현상"이라며 "은행 스스로 지나친 금리경쟁을 삼가야겠지만 자금주들도금리 인상을 계속 부추기는 일을 자제해야할것"이라고 지적했다.〈허용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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