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JP침묵' 왜 길어지나-'신당' 연대보다 '차별화' 행보

김종필자민련총재의 침묵이 길어지고있다. 김총재는 6·27지방선거후 단한차례 기자들을 만난 것이외에는 향후정국과 'DJ신당'과 관련한 공식입장표명을 자제하고있다. 본인은 물론이고 대변인등 주요당직자들에게까지 함구령을내렸다.물론 DJ신당과 관련, 사석에서 JP는 "DJ는 마지막 승부를 걸고 밀어붙이는것 같다. 누가 뭐라고 해도 소용없는 일"이라며 DJ의 정계복귀와 신당창당을기정사실화해왔지만 공식논평을 요구하면 "무념무상"이라며 언급자체를 회피한다. 한마디로 조심스러운 태도다. 이긍규비서실장도 "침묵은 금이고 웅변은 은"이라며 JP의 심경을 드러내기를 꺼려하고있다. 다만 김총재는 지난 15일 "김대중신당은 김대중신당이고 자민련은 자민련"이라며'양김' 연대보다는차별화에 비중을 두는 태도를 보였다.

JP는 이미 지난 임시국회에서 대표연설을 통해 내각제개헌론을 공식제기했다. DJ가 돌아옴으로써 내각제개헌추진을 통해 양김연대를 도모할 수있는등김영삼대통령을 압박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김총재의 표정은 느굿하다못해아예 즐기는 수준이다. 지방선거결과 지역적 기반을 확고히 굳혀 '정계재편'정국의 한 축의 자리를 잡은데다 선거유세에서 "이 정권이 깨끗이 끝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정당은 자민련"이라며여야를 뛰어넘어 대안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보수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해온자신감이 현실화되고있기 때문이다. JP는 최근 보수층의 분열상을거론하면서"이제 우리나라의 보수세력은 자민련"이라고까지 단언했다. 그는 또 "우리가보수세력을 다 끌어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했다. 자민련 일각에서는 JP가"선거이후 도취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김총재는 지방선거유세를 다니면서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정계복귀에 대해 "그가 정계에 복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의사에 달린 것이지 이러쿵저러쿵할 문제가 아니다"라는등 김이사장의 정계복귀에 결코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다. 오히려 그를 하루라도 빨리 정계에 끌어내려고 했다.그런데 DJ가 신당창당을 통해 정계은퇴선언을 번복하자 그의 입장이 다소난처해졌다. 신당창당에 대한 여론이 비판적이어서 섣불리 DJ의 복귀를환영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비난할 수도 없는 미묘한 입장에 서게 된 것이다. 정국을 다시 3김구도로 환원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DJ와 동일카드로 묶여 정치적위상 추락이라는 위험부담까지함께 감수해야하는 처지가 된것이다. 신당창당에 따른 반사이익도 그의 침묵을 계속하게 한 이유중의하나가 되고있다.그는 20일부터의 대전 대구등 지방나들이를 통해 이제 침묵보다는 신중한 행보로 자신의 속마음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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