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도시를 떠나 토담이 있고 들풀을 볼 수 있는 조용한 곳에서 질퍽한그릇을 만들고 싶다는 젊은 도공들이 하나 둘씩 합천으로 몰려들고 있다.5년전, 황강이 내려다 보이는합천군 율곡면 제내리 못안부락에 박성배(39)·안신향씨(34)부부가 '배향요', 정광효(39)·김남희씨(36)부부가 아이들의 이름을 딴 '도예공방 솔이와담이네'로 가마터를 잡기 시작, 지금은 적중면 정토리 방극진씨(31·진얼도예)를 비롯한 젊은 도예가들이 10여명이나모여 있다.농촌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고 폐허가 된 빈집들을 꾸며 아담한 공방을 차린 이들은 한여름 무더위도 잊은채 '옛도공의 후예'답게 도자기 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합천이 옛부터 가야토기로 유명한 도예성지일뿐 아니라 도자기의 원료로 쓰이는 질좋은 고령토가 많고, 인근의 산청백토등 주위에서 손쉽게 유약원료를 찾을 수있는 '도예연구에 적합한 곳'으로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이들이 구워내는도자기는 지금까지 진열장위에 올려놓아 보고 즐기는 관상용 도자기에서 탈피, 실생활속에 직접 쓰이면
서 질퍽한 멋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대 생활도자기'다. 품질 향상을위해서도 대량생산 목적의 기계제작을 거부하고 거의 손으로 빚는 '다품목소량생산'의 수공예품을 고집하고 있다.
합천이 고향인 정씨의 소개로 이곳에 터를 잡은 이들은 대부분 부산공예고등학교 도자기과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전문분야를 연구한 선후배 사이다. 이들은 도시의 그룹회원전과 각종 공모전에 출품하는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펴고 있으며 합천의 도예문화 발전과 계승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인근 율곡국민학교와 합천여종고 도예특활반의 무료교육에 이어 앞으로 각국민학교와 유치원 등에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도자기를 어렵게만 생각하고 시설이 없어 배울곳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가마를 빌려주는 좋은 기회를제공해 주기도 한다.
시골에 묻혀사는 이들은 도시에서 찾아오는 도예인들의 쉼터가 되기도 한다.
'함께 모여사는 도예촌 만들기'가 꿈이라는 젊은 도공들은 뜻을 같이하는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합천·정광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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