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파리에 들렀을 때였다.인도에 to'lerie라는 팻말이 있고 차가 버젓이 주차되어 있어 안내자에게 물어 보았다. 안내자의 말이, 똘레랑스(to'lerance)가 있기 때문에 괜찮다는 것이다.원래 똘레랑스란 말은 '허용된 오차'란 공학용어인데, 일정한 상황에서 허용되는 자유라는 뜻으로 쓰인다 한다.
예를 들면, 제한속도가 100㎞인 고속도로에서도 120~130㎞의 과속은 허용되어 범법행위로 규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사를 합법과 불법의이분법적 사고에만 익숙한 법률가에게 합법도 불법도 아닌 또 하나의 영역을 설정하여 반합법(반합법)으로 다루는 선진 사회문화가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우리는 늘 선진국은 엄격하게 법이 적용되는 사회인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똘레랑스, 어떻게 보면 얼마나 솔직하고 진솔한 접근인가. 사람은 기계가아니다. 아예 70㎞로 기면서 가면 몰라도, 바빠서 98㎞로 가다보면 100㎞를살짝 넘기도 한다. 그 '살짝 살짝'이 범법행위가 되고 처벌되어야 정의사회가 된다는 식의 사고는 사물의 본성을 비껴나는 접근이다. 더구나 법률가도모를 온갖 법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오늘날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이 옛날처럼 쉽지 않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법을 지키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깊숙이 자라잡고 있는 오늘날, 똘레랑스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다. "부동산을가지고 있는 것이 고통이 되도록 법과 제도를 개혁하겠다"는 통치자의 말에는 똘레랑스의 그림자조차 없는 것 같기에 말이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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