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물결을 자랑하던 청정 동해바다에 붉은 '적조공포'가 휘몰아치고있다.특히 남해안 적조피해를 남의 일로만 여겨왔던 경북동해안 양식어민들은일순간 몰아닥친 적조에 모든것을 잃고 망연자실하고 있다. 또 이지역은 깊은 수심과 빠른조류이동, 깨끗한 수질등으로 양식어업의 '적조안전지대'로평가받아온 곳이어서 충격은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다.그러나 모든 자연재해가 그렇듯 이번적조도 아무런 예고없이 찾아온것은아니다. 그첫번째 징후는 지난6월10일 경주시양남면죽전리~감포읍전촌리에나타난 무독성 적조. 이적조는 다음날 소멸돼 별반 관심을 끌지못했다. 그다음 두번째 징후는 두달뒤인 8월12일 감포읍전촌리에서 시작돼 경주근처 전해역으로 확산된 붉은띠의 적조. 3일간 계속된 두번째 적조는 이지역에서 수십년간 어업에 종사해온 어민들도 평생 처음보는 바다의 변화라며 두려워했다.이역시 색깔만 붉을뿐 무독성플랑크톤인 야광충이어서 별다른 피해없이 지나갔다.
수산관계전문가들은 "앞선 두차례의 무독성 적조가 동해안이 이미 안전해역이 아니라는 경고였는데도 불구 수산당국이 무시해버린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하고있다. 결국 세번째 닥친 적조는 동해전체를 적조공포로 몰아넣을정도로 엄청난 독성을 지닌 유독성 적조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있다.현재 동해안을 뒤덮고있는 적조의 주범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편모조류 '코코로디늄'. 마치 저녁노을을 연상케하는 유독성 적조는 현재 영덕을지나 울진까지 급속 북상, 동해안전체를 죽음의 바다로 변하게하고있다.이에따라 남해안은 물론 26일 오전10시를 기해 동해안 울진 기성면까지 적조경보가 확대발령됐다.
현재 알려진 적조의 규모는 폭 3㎞에 남해안에서부터 울진앞바다까지 이어질 정도의 대규모. 물론 이번 동해안 적조는 남해안에서 시작,조류를 타고급속도로 이동한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남해안의 경우 80년이후 거의 매년적조가 발생하고있는데도 불구 유독 금년에만 동해안까지 올라왔느냐가 관심의 초점.
이와관련 이상윤국립수산진흥원포항어촌지도소장은 "예년과 달리 태풍이비켜간 탓도 있지만 동해안 수질의 급속한 오염이 근본원인"이라고 추정하고있다. 즉 종전에는 남해에서 적조가 발생해도 동해가 깨끗했기 때문에 적조가 거슬러올라오지 못했으나 이제는 동해가 더이상 청정수역이 아니어서 적조의 번식을 막을수없다는 설명이다.
이는국립수산진흥원동해수산연구소의어장환경오염조사에서도 극명하게나타나고있다.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으로 한겨울에도 수온이 섭씨10도이하로내려가지않아 전국최고의 양식어장으로 각광받아온 영일만은 여름철 내측 표층수질이 1등급은 이미 오래전에 넘어섰고 인산염농도가 수산생물서식에 적합한 2등급(0.48㎍-at/l)마저 넘어선 1.8에 육박하고있다. 밑바닥수질도기준치 0.5를 초과한 0.9를 기록하고있다.
용존질소 역시 표층은 기준치(7.14ug-at/l)를 초과,18에 근접하고있다. 또COD도 수산생물서식에 가장 적합한 1등급(1PPM)을 넘어서 수산생물서식에적합한 2등급(2PPM)기준을 겨우 충족시킬 정도인 1.7PPM선에 이르고있다. 적조발생의 호조건이 되는 이같은 인산염,용존질소,COD오염가중은 연안의 생활오수와 산업폐수가 주범이라는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사실.이에따라 남쪽에서 올라오는 난류가 영일만까지 남하하는 한류와 교차하면서 속초까지 북상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이번 적조는 강원도지역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수없는 실정이다.
또 이번 적조는 수온이 17도이하로 내려가는 10월중하순경에는 자연 소멸되겠지만 이때도 '코코로디늄'플랑크톤은 포자가 뻘에 잠복,수온이 올라가는내년여름에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연안의 하수종말처리시설이 완비되지않는한 동해안 적조피해는 매년 되풀이될 가능성이 없지않다.동해안 적조 특별취재팀=지국현 차장, 조영창 기자, 박준현 부장대우(경주), 최윤채 기자(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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