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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보스니아 평화협정 가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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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풀릴것 같지 않던 보스니아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2차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최악의 유혈분쟁이자 '인종청소'라는 악명을뒤집어 썼던 보스니아사태는 내전발발 3년7개월만에 드디어 종식을 눈앞에두고 있다.보스니아내전 당사자인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대통령들은 미국오하이오주 데이턴공군기지에서 미정부의 중재아래 3주동안 계속해온 마라톤협상을 22일 새벽(한국시간) 극적으로 마무리, 보스니아평화협정에 가조인하는데 성공했다.이 평화협정은 12월초 프랑스 파리에서 공식서명이 끝나면발효해 지난 4년동안 피비린내로 얼룩졌던 보스니아에도 진정한 평화와 안정과 질서가 자리잡게 된다.

이 회담은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를 대신해 참석한 슬로보단 밀로세비치유고슬로비아대통령, 크로아티아의 프란요 투즈만대통령, 보스니아의 알리야이제트베고비치대통령등 3명의 지도자들이 미국무부 리처드 홀브룩유럽담당차관보의 적극적인 중재아래 외부와 완전 차단된 채 오랜 협상을 계속, 협상결렬위기를 극복하고 철야협상을 통해 겨우 합의점을 도출해 냈다. 마지막협상은 워런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쟁종식 △단일 보스니아 국가유지 △종족등에 따른 영토분할등이 골자로 되어 있는 평화협정안이 가조인됐다.

그러나 보스니아사태는 92년 3월과 95년 5월 두차례에 걸쳐 평화협정이 체결됐으나 이행하지 못한 전례를 감안하면 단순한 평화협정의 가조인만으로사태가 종결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왜냐하면 협상은 막판까지 굴러가중앙정부와 자치단위의 권한문제와 영토분할문제에 접근하게 되면 번번이 깨어지곤 했기 때문이다.

내전당사국들은 한결같이 협정내용을 실제상황에 대입할때 생기는 오차를근심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세월동안 전쟁을 치러오면서 더 이상의 분쟁으로얻을 것이 없다는 공통인식과 보스니아에 평화를 정착시킬 호기는 지금이라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이 결렬보다는 타결쪽으로 몰아간 것 같다.그래서 밀로세비치대통령은 "내전에선 모두 패자였으나 늦게 찾아온 평화만이 승리자"라고 말했다.

보스니아사태는 우선 평화협정의 가조인으로 내전종식이란 문턱으로 진입해 가고 있지만 이지역의 영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해선 주위에서 해야할 많은일들이 남아 있다. 내전당사국들이 원하는 6만명의 평화유지군중 2만명을 파견해야 하는 미국의 책임도 그중의 하나며 '인종청소'주역을 맡았던 구유고전범들의 재판문제도 숨어 있는 난제중의 하나일 것 같다. 실로 오랜만에 얻어낸 보스니아평화협정 가조인이 공식서명되어 진정한 평화가 정착되기를 희원한다. 누가 누구를 죽이는 전쟁은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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