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망 안상영씨 가족 표정

"富農 일궈낸 마을의 살림꾼"

우리 아빠가 아닐거예요무장공비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는 군 부대의 오인사격으로 숨진 안상영씨(57.강릉시 강동면 구정리4반)의 집은 믿기지 않는 남편과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 울음바다였다.

안씨는 이날 혼자 운동복 하의와 점퍼차림에 도시락이 든 가방을 멘 채 제철만난 송이를 버려두기 아깝다 며 지팡이를 들고 집을 나섰다.

안씨에 대한 주민들의 평판은 법 없이도 살 사람 이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 크면서 이웃 상가나 논물대기등 마을의 크고 작은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던 사람이었다.

10여년전에는 반장일까지 맡아 송이 채취를 마을의 대표적인 부업으로 만들었다.40여년전부터 송이 채취가 산골 농민들에게는 짭짤한 부수입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그가 마을 주민들에게 전파한 것이다.

선대 시절 그토록 가난하던 집안 살림이었으나 안씨는 혼자 2만여평의 논밭을 일궈내 이 마을에서는 대표적인 부농으로 꼽힌다.

안씨는 전날 저녁에도 강릉에서 수능 시험을 50여일 앞두고 있는 막내딸 희경양(18.강릉 문성고3년)에게 문제집을 사다주면서 너무 무리하지 말고 능력껏 하라 고 격려해 주던 따뜻한 아버지였다.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늦둥이 아들 혁민군은 무장공비 출현에 이은 아버지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누나들을 부여잡고 계속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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