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OECD가입 의미와 전망

"선진국과 어깨 나란히…한국경쟁 무한경쟁"

OECD 가입은 우리경제가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 속으로 들어가게 됐음을 뜻한다.그것은 규제에서 자율로, 보호에서 경쟁으로의 대전환이다. 따라서 OECD가입은 우리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OECD가입은 변화된 세계경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란 측면이 더 강하다. 현실 사회주의국가의 붕괴로 세계경제가 무한경쟁의 자본주의체제로 일원화되면서 규제와 보호라는 그간의 우리경제의 틀이 더 이상통용될 수 없는 한계에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OECD가입으로 생겨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OECD가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우선 경제제도 전반의 선진화이다. 현재

세계경제에서 선진화의 가장 중요한 척도는 자율과 경쟁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여러차례 규제완화를 통한 경쟁원리의 도입을 시도해 왔지만 현재까지의 성과는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도 적극적이지 않았고 기업은 더더욱 움직이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사정은 1백80도 달라진다. 정부는 정부대로 경제정책의 수립과집행에 투명성을 높여야 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한편으로는 규제에, 다른 한편으로는 보호에 기대왔던 관행에서 탈피해 새로운 무한경쟁의 경제환경에 적응할수 있는 체질을 가꿔야 한다. 여기에는 많은 고통이 따르겠지만 더 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 OECD가입은 세계경제 흐름의 변화를 신속히 파악해 정확한 대응방안을 마

련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큰 이점이 있다.

OECD는 매년 3백여종, 6만쪽이상의 경제전망 및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는 자본

주의경제의 싱크탱크 로 여기서 논의된 내용의 상당수가 WTO(세계무역기구)

등 국제경제기구에 정책으로 반영되고 있다. 따라서 OECD 회원국이 됐다는 것

은 이러한 세계경제의 주도적인 흐름을 미리 감지해 우리경제의 적응능력을 그만큼 제고시킬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음을 뜻한다.

이와 함께 이번에 가입 협상과정에서 우리의 환경 및 노동정책에 유럽회원국들이 많은 불만을 표출했던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 복지정책의 선진화 노력을배가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이점에 못지 않게 많은 부작용이나 부담도 예상된다. 특히 이같은 부작용들은 이점보다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라는 점에서 각별히 세심한 대응노력이 필요하다.

자본시장의 대폭적인 개방은 비록 회원국 평균의 80%%대의 개방수준이지만 우리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핫 머니 의 급격한 유입등으로 멕시코와 같은 금융위기를 맞을 수 도 있다.

더욱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나 이코노미스트가 OECD가 한국에 대해 명확

한 자본자유화 일정을 제시하도록 하는데 실패했다 고 평가하고 있듯이 OECD

회원국상당수가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개방 수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이는 곧 OECD가입 이후에도 회원국으로부터 파상적인 추가개방 압력이 있을 것

임을 예고케 한다.

또 자율과 경쟁이라는 새로운 경제운영의 원리에 우리경제 주체들이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도 걱정거리다. 특히 금융산업의 경우 국내 금융계의 적응속도가 외국의 거대 금융자본의 유입속도를 뒤따르지 못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외국예속이라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OECD가입은 혜택보다 책임이 더 많은 위치로의 이동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 경제주체들이 선진국의 규범에 맞게 행공과 사고의 틀을바꿔야 하는 일대 전환기에 서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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