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

파란 하늘아래서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꽃을 보고 우리는 가을을 알게된다. 사람의 눈은 비록 작지만 삼라만상을 다 볼수가 있다. 황금빛으로 물결치는 들녘을 바라보면 사람의 마음도 풍요로워지고 사과가 빨갛게 익어지면 그빛깔로 사과의 맛과 향기까지도 느낄수가 있다. 시각은 사람의 감정중에서도제일가는 역할을 하는가 보다. 사람은 시각으로써 명암을 알고 밝은 곳을 찾아가고 더 높은 하늘과 더 아름다운 세상을 탐구한다. 인간이 아름다움을 탐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산에 오르면 시야가 넓어져 도시의 빽빽한 고층빌딩들이 모두 발아래로 보여진다.

우리들이 교육하는 것도 세상을 더 넓게 보고 또한 더 아름답게 살려하는데 있다.삼라만상의 아름다움은 그것을 보는 자신이 먼저 그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태조가 무학대사와 동행하던 여로에서 수염이 텁수룩한 대사를 보고 멧돼지 같다고 농담을 하니 대사는 이 태조를 보고 부처님같다고 응답한 것은 멧돼지눈에는 멧돼지밖에 볼 수 없고 부처님은 부처밖에 안보인다는문답의 이야기는 두고두고 많은 의미를 일러준다. 한점의 티없는 가을 하늘에유유히 지나가는 덩어리 흰구름도 아름다고 문양하나 없는 백자다기에는 우리의 역사가 숨쉬고 있어 장인의 노력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갈라진 석류사이의 찬란한 빛에서 가인(佳人)의 하얀치아를 생각케 한다. 따스한 가을햇빛아래 피어난 황국을 바라보면서 나도 저 국화처럼 향기롭기를 희망한다.

〈효성가톨릭대부교수.동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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