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최영배

"산과 계곡"

우리 주변에는 산이 많다.높은 산, 낮은 산, 큰 산, 작은 산들이 번갈아가며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산을 유심히 보면 홀로 동떨어져 있는 산이 없다. 앞산과 뒷산이 이어져 있고, 왼쪽 산과 오른쪽 산이 이어져 있는곳, 그 곳이 계곡이다. 아무리 작은 산이라도 서로 만나는 곳이면 작은 계곡이 있고 거기에는 반드시 물이 있으며, 물 속에는 어떠한 생명이든 꼼지락거림이 발견된다.

우리 모두의 마음에는 저마다의 산이 있다.

우리는 저마다의 마음의 산을 어떻게든 오르려고만 고집한다.

나의 산이 저 사람 산보다 높아야 하고 내 아이의 산이 이웃집 아이의 산보다 커야 한다. 높은산, 큰 산에 대한 무분별한 등반은 우리 자신의 목마름으로 이어졌고, 이 목마름은 여러가지 심적고민과 불안, 이웃에 대한 경계와 불신, 질투와 경쟁을 키워왔다. 참으로 우리 모두는 목이 마르다. 물이 모자란다. 물이 모자라 생명이 마르고 있으며 생명이 마르면서 미래의 어두운 그림자가드리워지고 있다.

이제, 우리 모두 지금까지 정신없이 올라왔던 자신의 산을 한번쯤 내려다 보자. 산을 오르기보다내려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오를 수만은 없지 않을까? 왜냐하면, 거기에는 물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여.

우리 모두 교만과 아집의 배낭을 벗어버리고 산에서 함께 내려가자. 내려와서 내 이웃한 산과 큰산자락을 잡으면, 거기에는 계곡이 만들어지리라.

그곳에서 우리함께 지금까지의 불안과 고통의 목마름을 촉촉히 적시어 보자. 그리고 나서, 또 그리고 나서,

자신들에게 반문해보자.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신부.들꽃마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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