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소평 사망 스케치

"황장엽 망명사건 다시 거론"

○…황장엽(黃長燁)비서가 보호돼 있는 한국총영사관 주변에는 등소평(鄧小平)사망 발표 첫날 대부분 철수했던 외신기자들이 다시 몰려들기 시작.

21일 아침 일찍부터 카메라맨들이 남쪽골목 입구에 진을치며 등사망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갔고이날 오전 11시께는 영사관 2, 3층을 수리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작업모습이 보여 황비서의 장기보호에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영사관 주변에는 주변반경 1백m 밖을 중국공안원들이 차량과 차단선으로 막고 있고 주중 한국대사관이 있는 국무(國貿)빌딩 주변도 정·사복공안원 및 무장경찰대원들을 배치하고 출입자들의휴대품까지도 확인하는등 검색을 강화.

○…주중한국대사관의 한 고위관리는 황장엽 망명사건을 위한 실무접촉은 등소평사망과 관계없이항상 가능하다고 설명.

그러나 실무접촉은 가능할지 몰라도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수뇌부의 접촉은 어려운 것으로알려져 사실상 접촉의 진전은 없는 것으로 보고있고 최소한 등의 장례가 끝나는 25일은 지나야본격적인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

○…주중한국대사관은 영사관의 기능마비로 아운촌의 국제회의센터 7층에 있는 주중한국공보원에서 일부 영사업무를 재개하려고 중국외교부등 관계당국과 접촉중.

오는 24일부터는 일부비자업무재개등을 계획했으나 오늘 오전 건물주인 북진그룹측이 중국외교부의 공문을 요구하고 나와 경우에 따라서는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 그러나 공보원에서의 비자업무재개도 공무나 상용등만 취급할 예정이고 일반비자업무는 계획에 포함되지 않아 국제결혼및여행자들은 계속 기다리든가 아니면 청도나 상해의 우리총영사관을 찾아야 되는 실정.○…중국전역에 방영되는 중국관영CCTV는 21일 아침과 정오뉴스에서 김영삼한국대통령등 세계지도자들이 등소평사망을 애도하는 애도전문내용을 소개. CCTV는 특히 김대통령, 미국의 빌 클린턴대통령, 러시아의 옐친 등 8~9명의 조전내용을 얼굴화면과 함께 보도하며 세계각국의 지도자들이 등소평의 서거를 애도했다고 강조. 중앙 TV는 이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위원장겸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직함의 김정일이 보낸 조전은 사진없이 소개.

○…등소평사망에도 불구하고 북경은 지난 76년 주은래나 모택동의 사망때와는 달리 무관심한 표정.

시민들은 등소평이 이미 정치일선에서 물러난지 오래됐다면서 돌발적인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는분위기. 중국정부도 등의 장례를 가능한한 조용하게 치르려는 모습이다. 지난 76년 9월 모택동사망시는 2일만에 고별의식, 9일만에 영결식을 치르며 영결식장에만도 1백만명이 천안문에 모였었다.

○…북경의 가라오케나 술집등에는 등소평의 사망소식이 발표된 20일 저녁에도 영업하는등 평소와 전혀 다름없는 분위기.

중국정부는 모택동이나 주은래의 사망당시처럼 오락활동등에 대한 금지는 시키지않아 무도장과술집 모두 영업을 계속. 그러나 술집주인들은 등사망여파로 손님들은 다소 줄었다고 말하기도.〈北京·田東珪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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